'얇고 빠른 디스플레이' 길 열려

KAIST 정희태 교수팀 신개념 LCD기술 개발

▲ 정희태교수

얇고 화질이 뛰어나면서도 속도가 빠른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이 가능해졌다.

KAIST 정희태 석좌교수(교신저자·사진)가 주도하고 정현수, 전환진 박사과정생(공동 1저자), 한국화학연구원 김윤호 박사와 전북대학교 강신웅(공동 교신저자)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LCD(액정디스플레이)와는 달리 고분자 배향막(액정 배향(配向)을 위해 투명전극위에 도포하는 얇은 고분자 필름)이 필요없는 신개념 LCD기술을 개발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Nature Asia Materials(NPG Asia Materials)' 온라인 속보에 게재됐다. 현재 모든 LCD 제품의 액정배향기술은 얇은 고분자 필름 표면에 일정한 방향으로 기계적으로 홈을 파고 그 홈을 따라 액정 물질을 배향시키는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고분자 배향막은 고분자 설계·합성부터 후처리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고, 고분자 안정화를 위한 고온공정은 자유롭게 기판을 선택할 수 없게 해, 자유자재로 휘어지는(flexible)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활용하기 어려운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정희태 교수 연구팀은 고분자 배향막 없이 LCD에 사용되는 투명한 전극용 유리막(ITO)만을 이용해 액정을 배향시키는 무배향막(배향막이 필요 없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LCD보다 더욱 낮은 구동전압과 빠른 응답속도 등의 특성을 보여 건전지 수명도 길고 화질이 좋으면서 속도도 빠른, 고화질 초고속 화면 디스플레이 개발에 가능성을 열었다.

권은남 기자 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