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것이 반드시 인위적인 메갈로폴리스 형성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도시적 집합체로 볼 때는 대전과 세종시 등은 미국 북동부의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욕, 보스턴보다 지리적 연접성이 더 강하다. 실제로 대전 인접 지자체와 행정구역의 담을 허물고 협력한다면 메갈로폴리스 버금가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광역경제권이 그렇듯이 대전-청주-세종권의 메갈로폴리스 역시 인위적으로 될 사안은 아니다. 서울, 경기, 인천이 반짝 추진했던 단순히 크게 뭉치는 대수도권과도 달라야 할 것이다. 우선은 지자체 간 협력 강화와 경제권 통합시대를 다져 나가면서 행정기능과 과학, 대학, 의료 등 여러 측면에서 효과적 분담이 이뤄지는 게 순서다. 그 유용한 수단은 대전시도 숱하게 강조해 온 호혜적인 ‘상생발전’이다.
따라서 더 큰 그림을 염두에 둔다면 대전시가 지금 할 일은 7월 출범하는 세종시의 초기 안착을 돕는 일일 것이다. 그보다 충청권 지자체와 공동 교통망 구축 및 교통요금 통합, 경계지역 공동 사업, 나아가 정책 협력으로 ‘칸막이’를 없애는 과정들이 축적돼야 한다. 대청호 공조 하나만으로도 지자체 간 공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익히 경험했다.
좀 길게 봐서 세종시는 대전과도 그렇지만 행정기능이 반분된 서울과도 메갈로폴리스처럼 연결될 여지가 아주 없지는 않다. 그럴 때 대전은 세종시와 나란히 명실상부의 제2수도권 기능을 맡아야 한다. 통일독일의 수도가 된 베를린의 출발도 12세기에는 아주 작은 두 개의 마을이었다. 그에 비하면 세종시가 들어서는 충청권은 절반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러한 호기를 잘 살렸을 때 가능한 얘기다.
무르익지 않은 구상은 추상과 원론의 단계에 머물 수 있다. 중부권 메갈로폴리스 관련 구상은 대전시가 충청권 지자체와의 상생협력을 다져 국제적인 광역도시권으로 키우겠다는 강한 시정 비전 제시로도 해석해 본다. 재미있는, ‘익사이팅’한 구상일수록 그 전에 더 많은 알맹이 있는 구상과 논의와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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