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세종시' 총선구도 안개 속

충청권 최대 격전지 부상… 시장 선출 맞물려 '패키지 선거' 양상 새누리-민주 전략지역으로 '인물 물색'… 선진 심대표 '태풍의 눈'

선거구 신설이 확정되면서 세종시가 충청권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선거구도는 여전히 베일 속에 싸여 있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여야 각 정당이 세종시 국회의원 선거에 내세울만한 뚜렷한 카드를 마련해 놓지 못한 가운데 초대 시장 선거까지 맞물려 복잡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세종시 선거구 신설을 포함한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분류한 채 후보군 물색에 들어간 분위기다.

양 당 모두 일단 세종시의 상징성을 감안해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세워 이 곳을 충청권 선거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는다는 구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양 당 모두 그 구상을 충족시킬만한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과거 세종시 수정안 추진 과정 등에서 이반된 이 지역 민심을 상쇄할 만한 인물을 찾는 것이 관건이지만, 이 지역과의 연결고리 및 상징성 등을 감안할 때 현재까지 뚜렷하게 부상하거나 거론되는 인물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 전략지역으로 분류된 공주·연기에 박종준 전 경찰청 차장과 정진석 전 정무수석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로, 이들 간의 조율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두 사람 모두 공주 지역을 중심으로 기반이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선택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한때 이해찬 전 총리의 출마설이 제기될 정도로 이 지역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뚜렷한 카드는 보이지 않고 있다. 상징성을 감안해 이 지역을 충청권 돌풍의 진원지로 삼겠다는 구상으로 보이지만, 이를 충족할만한 거물급 인사의 면면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현실화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심대평 대표의 출마가 유력하지만, 심 대표 역시 일단 공천이 유보된 상태다. 하지만 그 상징성에 비춰 볼때 세종시는 선진당으로서도 양보할 수 없는 지역으로 대안이 부재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심 대표를 대체할만한 카드를 내세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 세종시장 선거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상 '패키지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선거판도를 흔들만한 다양한 설과 시나리오들만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핵심에는 선진당 소속인 유한식 연기군수의 탈당설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연기지역에서는 유 군수가 탈당 후 민주통합당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소문이 확산되자 연기지역 민주당 인사들은 이날 중앙당을 찾아, 당내 인사의 조속한 전략공천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하나의 설에 불과하지만 만약 현실화 될 경우 미칠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선진당 입장에서도 세종시는 물론 전체 선거 구도에 차질을 빚게 되며, 이럴 경우 세종시가 수면 아래 있는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간 선거연대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한식 군수는 “아직 선거나 당에 관한 얘기를 한 마디도 한적이 없다”며 “지금은 선진당 소속 군수로서 군정에 임하고 있는 만큼 답할 얘기가 없고, 세종시 선거구 획정 등이 마무리 됐기에 조만간 퇴임 후 선거 준비에 들어간다는 것 이외에는 생각해 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