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곡선]아, 그리스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직선곡선]아, 그리스

  • 승인 2012-02-26 15:28
  • 신문게재 2012-02-28 21면
  • 현옥란 편집팀 차장현옥란 편집팀 차장
▲ 현옥란 편집팀 차장
▲ 현옥란 편집팀 차장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지원 여부가 지난주 결정됐다. 유로그룹은 2014년까지 1300억 유로(약 194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그리스에 제공하기로 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고비 하나를 넘어선 셈이다.

우리나라도 뼈아픈 IMF시절을 겪었다. 당시 나라가 부도가 난다고 해 온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을 하고, DJ는 해외 기업들에 투자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은행과 재벌들이 무너지고 수없이 많은 중소기업이 문을 닫아 대량 실직자가 발생해 가정이 해체되는 등 그 아픈 생채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

현재 그리스에서 시작된 위기는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스페인으로 확산되며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로 변한 그리스. 풍요로운 생활을 이어가던 그리스의 모습은 이제 없다. 시장 골목에 버려진 채소, 과일 등의 쓰레기들을 주워담는 사람들. 기업들은 문을 닫고 실직자들은 거리로 내몰렸다.

장기 실직으로 신용불량자들이 속출하고, 빠르게 번지는 경제파탄으로 '먹고살기 위해' 귀농을 택하거나 '현실 도피를 위해' 마약에 빠지는 젊은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위기의 원인 중의 하나는 그동안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을 선심성 공약으로 매수하면서 그 대가로 너무 많은 혜택을 준 것에 있다. '정시 출근 수당', '손 씻기 수당', 심지어 '층간 서류 이동 수당'까지. 정작 복지 수혜를 받아야 할 서민들은 소외되고, 부패한 정치권과 지나친 포퓰리즘으로 인해 그리스 정부는 이제 더 이상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IMF 이후 15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가계 빚은 900조원을 돌파했고, 기업ㆍ정부 부채도 수천조원에 달한다. 비정상적인 팽창은 언젠가는 터지게 돼 있다. 지난 IMF 때에는 정부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기업 부채를 정부가 흡수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정부가 개인이나 기업에 더 이상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가 없게 됐다. 구원 투수는커녕 유럽처럼 정부가 위기의 진앙지가 될 수도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우리가 과연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을 PIIGS(돼지들이란 뜻으로, 2010년 유럽 국가부채위기가 닥친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을 가리킴)라고 조롱할 처지인가?

요즘 정치권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대기업 때리기'를 비롯해 선거를 의식한 퍼주기 정책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방안들이 얼마간의 표를 모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를 넘어선 포퓰리즘으로 인해 역습을 맞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충남대학교 동문 언론인 간담회
  2. 대전성모병원, 개원의를 위한 심장내과 연수강좌 개최
  3. 대전 출신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사표
  4. 대전 정림동 아파트 뺑소니…결국 음주운전 혐의 빠져
  5. 전국 아파트값 하락세… 대전·세종 낙폭 확대
  1. 육군 제32보병사단 김지면 소장 취임…"통합방위 고도화"
  2. 대전 둔산동 금은방 털이범 체포…피해 귀금속 모두 회수 (종합)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트리 불빛처럼 사회 그늘진 곳 밝힐 것"
  4. '꿈돌이가 살아있다?'… '지역 최초' 대전시청사에 3D 전광판 상륙
  5. 대전 둔산동 금은방 털이범…2000만 원 귀금속 훔쳐 도주

헤드라인 뉴스


AIDT 제동 걸리나… 교과서 지위 박탈 법안 국회 교육위 통과

AIDT 제동 걸리나… 교과서 지위 박탈 법안 국회 교육위 통과

교육부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디지털교과서·이하 AIDT) 전면 시행이 위기에 직면했다. 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정책 방향이 대폭 변경될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8일 열린 13차 전체회의에서 AIDT 도입과 관련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주요 내용은 교과서의 정의에 대한 부분으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라 현재 '교과서'인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모든 학교가 의무..

"라면 먹고갈래?"… 대전시, 꿈돌이 캐틱터 입힌 라면 제작한다
"라면 먹고갈래?"… 대전시, 꿈돌이 캐틱터 입힌 라면 제작한다

대전시가 지역 마스코트인 꿈돌이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 상품으로 '꿈돌이 라면' 제작을 추진한다. 28일 시에 따르면 이날 대전관광공사·(주)아이씨푸드와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 및 공동브랜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대전 꿈씨 캐릭터 굿즈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전의 정체성을 담은 라면제품 상품화'를 위해 이장우 대전시장과 윤성국 대전관광공사 사장, 박균익 ㈜아이씨푸드 대표가 참석했다. 이에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 패밀리를 활용한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공동 브랜딩, 판매, 홍보, 지역 상생 등 상호 유기..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가 30년 묵은 숙제인 안면도 관광지 조성 사업 성공 추진을 위해 도의회, 태안군, 충남개발공사, 하나증권, 온더웨스트, 안면도 주민 등과 손을 맞잡았다. 김태흠 지사는 28일 도청 상황실에서 홍성현 도의회 의장, 가세로 태안군수, 김병근 충남개발공사 사장, 서정훈 온더웨스트 대표이사,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김금하 안면도관광개발추진협의회 위원장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하나증권 지주사인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도 참석,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안면도 관광지 3·4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야구장에서 즐기는 스케이트…‘아듀! 이글스파크’ 야구장에서 즐기는 스케이트…‘아듀! 이글스파크’

  • 금연구역 흡연…내년부터 과태료 5만원 상향 금연구역 흡연…내년부터 과태료 5만원 상향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