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속리산유통 해산 결정

농민 투자금액 40%만 회수 가능… 법정소송 이어질듯

<속보>=보은군 농민 1600여 명이 23억원을 들여 출자한 (주)속리산유통이 해산결정을 내렸다.

지난 23일 열린 (주)속리산유통 주주총회는 회사의 해산을 의제로 상정해 주주 96%의 찬성으로 해산을 결정했다.

회사의 자본잠식으로 인한 일부 주주들의 강한 반발로 시작된 주주총회는 최대주주인 보은군이 소액주주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선언해 소액주주들의 찬반이 이어졌다.

일부주주들은 “보은군이 농민들을 선동해 투자를 권유해서 투자했는데 손해가 났으니 군에서 책임져야 할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주식의 49.9%를 소유해 최대주주의 대표로 나선 정상혁 보은군수는 “속리산유통을 살리기 위해서는 증자를 해야 하는데, 보은군의 지분이 50%를 넘기는 것은 불법이라 증자를 할 수 없다”며 “전임군수가 시작한 사업이지만 현 군수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협의체 구성을 진행중인 김기윤 변호사는 “주주총회의 법적절차에 문제가 없는지, 해산무효소송이 가능한지 정관과 법률을 검토중”이라며 “보은군과 속리산유통 임원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 법적인 문제를 다른 주주들과 논의 하겠다”고 말해 법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이로써 총자본금 46억원 중 23억원을 농민과 농업유관 단체가 출자한 (주)속리산유통은 청산절차를 밟게되었다. 청산은 최소한 1년 길게는 2년이 걸릴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청산인으로 법무법인 성실 안성용 변호사를 선임했다.

안성용 변호사는 “고향이 보은이라서 청산인을 수락했지만 주주총회 분위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청산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또 “청산목록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속리산유통 소유의 서울 강남 건물인데 장부가액이 25억원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매매가는 17억원 정도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누적손실액이 16억원 정도인데 청산중에 건물에서 8억원 손실, 외상매출금 10억원 중에서 2억원이상의 추가 손실금이 예상되고, 기타 청산인 급여와 추가 손실 1억원을 합하면 총 손실액은 27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자본금 46억원 중 27억원 정도의 자본이 잠식돼 60%의 자본잠식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주주들은 투자금액의 40% 정도만을 돌려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은=이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