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인근 '경마장이 웬말?'

마사회 목천장외발매소 이전 추진… 시설설계까지 마쳐 주민 비난

도박중독자 양산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한국마사회가 3·1절을 앞두고 민족의 성지인 천안 독립기념관 인근에 화상경마장인 '목천장외발매소'를 추진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6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한국마사회가 현 두정동 장외발매소의 교통불편 등을 이유로 독립기념관 앞 천안시 성남면 용원리에 2만5582㎡규모로 목천장외발매소 이전을 은밀히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마사회 측은 2010년 4월 장외발매소용 건물 및 토지 모집 공고를 내고 같은 해 8월 K산업이 제시한 예정부지를 교외형 장외발매소로 선정했다.

이어 이행계획서를 제출받은 마사회는 같은 해 12월 K산업이 예정부지를 취득하고 나서야 지난해 1월 장외발매소의 총량 증가가 없는 한 교외형 장외 추진은 불가하다는 뜻을 밝혔다.

또 마사회 측은 장외발매소 이전 후보지 선정에 있어 이행계획서상의 소유권 취득 시한인 2010년 10월을 도과했다며 취소사유를 덧붙였다.

하지만, 마사회의 취소불가 결정이 K산업과의 법적 절차를 통해 자연스레 이전을 추진하기 위한 흑막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K산업은 이행계획서 이행 협의와 업무협약 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마사회를 방문했지만, 마사회 측이 업무처리 문제와 감사 등의 이유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행계획서 상의 토지취득 기간이 도과됐다는 마사회 측의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 최근 K산업이 마사회를 상대로 한 1심 소송에서 승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K산업이 3심까지 법적 소송을 벌일 경우 마사회는 농림수산부와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등을 피해갈 수 있는 법적 방패망을 마련할 수 있고 지역민들에게도 설득할 구실이 생겨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게 지역민들의 설명이다.

특히 마사회 측은 법정 싸움 이전 K산업과 기존 장외발매소 이전 시 두정동 건물을 매입할 수 있는지를 타진해 수정제안서를 제출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역민 A씨는 “목천 장외발매소에 대한 시설설계까지 이미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실제 천안 두정동 장외발매소도 시민반대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운영중이며 순천 장외발매소의 경우도 2008년 건물주인 P사가 주민반대여론에 밀려 1심 패소했음에도 마사회가 2010년 농림수산부의 승인을 얻어 재개장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K산업 측에 공문까지 보내 목천장외발매소 이전이 이미 불가하다고 통보했다”고 일축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