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월드 4:어웨이크닝'은 팬들이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3편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시리즈 처음으로 돌아간다. 밤의 정취 같은 차가운 청회색 화면, 낮게 읊조리는 셀린느의 내레이션 등 시리즈가 가진 스타일리시한 매력을 십분 되살린다. 물론 셀린느의 액션만큼은 전편을 압도한다.
영화는 초반, 2편에서 건너뛰기 한 4편의 서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빠르게 설명한다. 마이클과 셀린느는 도주하던 도중 마이클은 총에 맞고, 셀린느는 붙잡혀 실험실에 갇힌다. 인간들은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인 라이칸을 무차별 공격하는 '변종 인류 말살 작전'에 들어가고, 그 소란 속에서 셀린느는 깨어난다.
시각적 볼거리가 풍성하다. 여전사로서 셀린느는 더 냉정하고 무자비해졌다. 앞을 가로막는 자는 이유 불문, 베어버린다. 뛰고 날고 도는, 케이트 베킨세일의 화려한 고공액션은 '언더월드' 팬들에겐 가슴을 뛰게 하는 선물이 될 듯. 레드 에픽 카메라로 찍은 장면들은 3D 상영관에서 봐야 진가가 느껴진다.
이브 역의 인디아 아이슬리는 올리비아 허시의 딸.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허시의 청순미에 눈을 떼지 못했던 이들이라면 아이슬리의 얼굴에서 향수가 살아날 듯. 전편의 매력을 되살리는 거야 좋지만 느린 흐름까지 그대로 가져가야 했을까. 아쉽다.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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