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은행의 2011년 말 기준 가계신용 현황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가계대출 858조1000억원과 판매신용 54조8000억원 등 912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카드사·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로, 가계의 총부채를 의미한다. 전 분기에 비해 22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2010년 4분기 27조8000억원 증가 이후 1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지난해 말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데다, 1금융 대출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2금융권과 보험·증권사 등 기타 금융기관으로 옮겨가면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경향은 지역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가계대출 항목 기준으로 대전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6조828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9%(9522억원) 증가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2.24%)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충남의 가계대출 잔액 역시 22조363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9%(8553억원) 상승했고 충북은 11조9712억원(5078억원)으로 4.4% 늘었다. 상승률 순위만으로 보면, 대전이 전국 1위, 충북은 4위, 충남은 6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충청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크게 증가한데는, 도안신도시와 세종시 등 지난해 하반기 신규 아파트 분양 열풍에 따른 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경기침체로 인한 상호금융의 서민 가계대출 증가도 한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은 이후, 은행권의 대출 증가세는 진정세를 보였지만,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세는 지속됐다.
가계대출의 증가폭을 기관별로 보면, 일반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55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조2000억원 늘었다. 우체국과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86조8000억원으로 7조9000억원 증가했다.
보험기관 또는 연금기금, 여신전문기관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215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2조3000억원의 2배 이상인 5조원 증가세를 보였다.
판매신용 잔액은 4분기 들어 신용카드 회사 1조1000억원과 할부금융 8000억원, 백화점 등 판매회사 2000억원 등 모두 3조2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운데 상호금융의 대출이 많이 늘었다”며 “지난해 4분기 상호금융의 수신이 많이 증가함에 따라 운용을 위해 대출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두배 기자 enq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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