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으로 얼룩진 프로스포츠의 검은 커넥션 고리를 끊기 위해 정부가 칼을 빼들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종합대책은 구체적 각론을 제시하지 못한 추상적 대책인데다 이전에도 취해지던 조치가 겹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21일 정부가 발표한 대책에는 승부 및 경기조작에 가담한 선수 또는 지도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일벌백계키로 했지만 이는 이미 각 스포츠 단체에서도 유사한 방침을 정하고 있다. 프로구단이나 각 스포츠 단체는 선수나 지도자가 경기와 관련해 불법에 연루됐거나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의적 행동에 대해 영구제명 또는 자격정지를 내리고 있다.
경기 감독관의 기능 확대를 통한 승부 및 경기조작 차단 대책 역시 실효성은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번에 불거진 프로배구의 경우 문제가 된 경기화면을 전문가가 살펴봐도 의도적 행동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게 공통적 의견이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에 대한 포상제도 확대 또한 후속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내부고발이 이뤄졌을 경우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은 언급돼 있지 않다.
불법스포츠 도박사이트에 대한 합동단속 강화도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불법도박 사이트의 경우 워낙 많은데다 단속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 워낙 교묘해 수사기관에서도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에 발표된 대책에서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상황이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조목조목 살펴보면 구체적인 알맹이는 없는 것 같다”며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지는 다소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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