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문준 교수 |
만성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성인에게는 흡연이다. 흡연자가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중 절반 정도에서는 만성적인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기침의 원인질환으로는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후군이 가장 많고, 기관지 천식,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 오면서 발생하는 위식도 역류 증후군이 약 83% 정도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이 세 가지 질환은 어린이의 경우에서도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외에도 흡연을 오래할 경우 발생하는 만성 기관지염, 반복적인 폐렴이나 폐결핵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기관지 확장증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기관지암이나 기관지 결핵, 심장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혈압약 중에서 안지오텐신 효소 억제제를 쓸 경우 일부에서 만성적인 기침이 생길 수 있다.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경우 스트레스에 의한 심인성 기침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원인들이 같이 합병되는 경우도 많다.
▲원인 진단방법 및 치료=대개 만성적으로 기침이 있는 환자들은 기침 자체의 증상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기침을 억제하는 진해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약물을 복용하는 것 만큼의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기침이 심할 경우에는 마약성 진해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진해제만을 이용한 증상치료에는 증상 완화에 한계가 있으며, 보다 근본적인 만성기침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지 않을 경우 효과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급적 만성적인 기침의 원인을 찾는 것이며, 이에 따른 원인 치료가 가장 필요할 것이다.
만성 기침이 있는 환자에서 치료 전에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병력과 증상이 반드시 중요하며, 이에 근거를 두고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혹시 흡연 중인지 판단해야 하며, 흡연에 의한 기침은 금연을 하면 상당히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집안이나 직장 내에서 유해물질, 먼지가 많이 날리지는 않는지 고려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공기정화기를 설치하거나, 방진마스크를 사용하면 되는데, 도저히 직장에서 유해물질을 피할 수 없을 때에는 직장을 옮기는 문제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전에 알레르기 질환(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 천식)이 있다고 진단 받은 적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알레르기와 연관되어 기관지천식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혈압이 있어서 특정한 고혈압약(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을 복용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가급적 다른 제제의 고혈압약으로 바꾸어 복용하는 것이 좋다.
기침이 하루 중에서 어느 때(밤 혹은 낮)에 특히 심한지, 혹은 어떤 상황(에어컨 혹은 선풍기 바람을 쐴 때, 찬바람이 불 때)에 더 발생하고 악화되는지, 가래가 동반되거나 혹은 가래 없이 마른 헛기침만 나오는지 등의 증상도 만성기침의 원인 진단에 반드시 필요하다. 병원에서의 진단 과정인데, 기본적으로 흉부에서 발생하는 결핵, 폐암, 폐렴, 기관지 확장증 등의 여러 가지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서 흉부 X-선 사진을 찍고, 축농증(부비동염)을 진단하기 위해 부비동 방사선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보다 전문적인 검사로는 가래로 하는 결핵균 및 암세포검사, 알레르기의 원인을 찾기 위해 피부에 여러 가지 알레르기 물질로 검사하는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진단을 위한 폐기능검사, 기관지천식을 확진하기 위한 메타콜린 기관지유발검사, 위식도 역류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한 24시간 식도 산도측정검사 등이 있다. 이와 같은 검사에도 진단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작은 폐 병변이나 종격동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및 기관지 내의 병변을 직접 관찰하는 기관지 내시경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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