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숙]소리 길,눈길,마음 길 열어 주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서미숙]소리 길,눈길,마음 길 열어 주자

[교육단상]서미숙 충남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12-02-21 14:36
  • 신문게재 2012-02-22 20면
  • 서미숙 충남교육청 장학사서미숙 충남교육청 장학사
▲ 서미숙 충남교육청 장학사
▲ 서미숙 충남교육청 장학사
인간 삶의 여정은 때때로 '길'에 비유된다. 인생의 길을 걸으며 보고, 듣고, 느끼는 동안 형성된 마음결은 그 사람의 삶의 빛깔로 나타난다.

따라서 아이를 잉태한 어머니는 소중한 자녀의 고귀한 삶을 위해 태교(胎敎)에 힘쓴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태교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길 노력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음악과 미술작품을 통한 태교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태아의 정서안정, 감수성, 심미성, 창의력 향상에 미치는 예술에 대한 믿음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충남교육청이 학생오케스트라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오케스트라 활동이 학습태도(93%), 생활태도(96%), 학교생활 행복지수(95%)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응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집중력, 학습의욕, 발표력, 자신감, 협동심, 정서 안정 등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학생오케스트라 활동으로 학교생활이 행복하다고 학생들은 답하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피해학생, 가해학생 모두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들이다. 가슴이 아리다. 상처 치유가 시급하다. 피해학생의 신체적ㆍ정신적 치유뿐만 아니라, 가해학생의 마음 치유 또한 시급하다. 아이를 잉태한 어머니의 태교하는 마음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문화예술교육에서 그 답을 찾고 싶다. 30여 년 전 중학교 시절, 반별 합창대회와 환경미화 대회를 위해 방과 후 늦은 시간까지 합창연습과 교실 뒤편 게시판을 꾸미던 기억이 있다. 피아노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어렵사리 기회를 얻은 음악실에서, 때로는 계단을 합창대 삼아 급우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다 깔깔거리며 즐거웠고, 교실에는 수채화ㆍ소묘ㆍ시화 등 친구들의 작품이 늘 게시돼 있어 감상할 수 있었다. 교정에는 언제나 음악이 흐르고 아름다운 미술작품이 있었다.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소리 길(聽覺), 눈길(視覺)을 열어주는 '1교 1악기 연주하기'와 '학교 갤러리 설치'를 권장하고 싶다. 1교 1악기 연주하기는 단순히 악기기능을 배우는 것을 넘어, '우리 학교를 졸업하면 이 악기만은 연주할 수 있다'는 자긍심과 협동심을 키우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

학교 갤러리 설치는 전교생의 미술작품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의 기획전시 등을 통해 학생들의 미술작품 감상 기회 확대로 심미적 안목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예술활동을 통한 미적 경험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으며, 정서적 안정과 창의력 계발로 이어진다. 또한, 학생들의 아름다운 소리 길(聽覺), 눈길(視覺)의 경험은 재능기부 공연·전시활동을 통해 나눔과 배려의 고운 마음 길(心性)로 내면화 될 것으로 믿는다. 이 밖에도 학교에서 추진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은 다양하다. 학생오케스트라, 예술 교과캠프, 학생예술동아리, 찾아가는 미술관, 음악이 어우러진 학생ㆍ교원 미전, 교사 관악합주단과 교직원합창단 등 교육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교육은 사랑이다'에서 사랑은 상대가 행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아름다운 마음의 표현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소리 길(聽覺), 눈길(視覺), 마음 길(心性)을 열어주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학생이 행복하고, 그래서 학부모와 교사가 행복하며, 더 나아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얻어진 재능을 소외받는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교육사랑의 실천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새 봄이다. 봄은 희망이다. 문화예술교육을 동력으로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소리 길(聽覺), 눈 길(視覺), 마음 길(心性)을 열어주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