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20일에도 선거구획정에 대한 의견 접근을 시도했지만, 기존의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원주·경기 파주를 분구하고 세종시를 신설하는 안에는 합의했지만, 통폐합안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입장이 갈렸다.
새누리당이 당초 영호남에서 1석씩 줄이고 서울 비례대표를 한 석 줄이는 안을 주장했고, 민주통합당은 영남의 경남 남해·하동, 경북 영천과 호남의 담양·곡성·구례를 줄이는 안을 내놓아 합의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영호남에서 한 석씩 줄이고 서울 노원 갑·을·병 중 한 석을 줄이는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민주통합당은 “아무런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제안”이라며 “새누리당의 전형적인 꼼수”라고 일축했다.
앞서,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주성영 국회 정개특위 간사,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박기춘 간사는 이날 오전 비공개 협상을 열어 이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결렬됐다.
이때까지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의석수를 경기 파주, 강원 원주, 세종시에서 총 3석을 늘리는 대신 영·호남에서 각각 1석과 비례대표를 1석 줄이는 기존의 방안을 고수했다. 반면 민주당은 영남에서 2곳, 호남에서 1곳을 줄여야 한다고 맞섰다.
주 의원은 “새누리당은 영남과 호남을 1석씩 줄이고 비례대표를 1석 줄이는 안을 내놨다”며 “이것이 최종적인 안”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이어 “산술적으로는 호남을 더 줄여야 하는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고 2년 뒤에는 선거구를 다 조정해야 하는 전국 행정체제 개편이 있다”며 “이번에는 영남과 호남을 같은 비율로 줄이자는 것이 새누리당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은 “인구가 적은 곳부터 카운트를 하면 영남이 3곳”이라며 “영남 2곳, 호남 1곳을 줄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누가 봐도 객관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만약 영남 1곳, 호남 1곳을 줄여나간다고 하면 호남에는 국회의원 수가 하나도 없게 될 것”이라며 “반 씩 나눠서 줄인다는 것은 절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회 주변에서는 선거구 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경남 남해ㆍ하동과 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 등 농어촌 지역 주민 1000여 명이 모여 항의 집회를 가졌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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