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보]성모병원장 '29만원 소송' 당한 이유?

방문객 옷 문틀에 끼여 찢어져… 손배책임 다투다 결국 법정행

● 독자제보

▲ 피해자가 출입문에 걸려 옷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는 문틀. 문틀 외관이 날카롭다.

29만원 때문에 대전 성모병원장이 법정에 서게 됐다.

의료사고가 아닌 다른이유로 병원이 소액소송인 29만원짜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송모(금산군·47)씨는 대전지방법원에 대전성모병원 병원장을 상대로 병원시설 이용 중 시설의 하자로 의류(점퍼)를 파손당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송씨는 지난 1월 21일 병문안차 병원을 방문했고 그의 아들 송군이 병원 복도의 출입문으로 나갔다가 옷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훼손부위를 임시로 조치했지만 오리털이 빠져나와 고가 의류로 제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

그는 병원측에 사고내용과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틀의 파손상태와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병원측은 날카로운 출입문틀을 확인하고 모서리가 날카롭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사고에 대해서 병원측은 '아직까지 다른 사람에게 이런 사고가 없었다. 출입문 가운데로 통행하면 이런 사고가 없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고 1주일이 지난 후에는 '손해의 입증도 할 수 없고 명분도 없다. 판단을 받아봐야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에 송씨는 “폭 1m 남짓의 비상 출입문 전부를 활짝 열고 가운데로 통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병원 시설의 명백한 하자에 의한 사고이지만 병원측이 책임을 방문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를 보여 소송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법 제758조 1항에는 공작물의 설치나 보존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했을 때는 관리자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성모병원 관계자는 “병원내에서 사고가 났다는 내용을 입증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 법적 판단을 받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씨는 “점퍼 구입비는 29만원에 불과하다.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병원의 행태가 문제가 있다”며 “사과가 아닌 부당하게 보상을 요구하는 몰염치한 사람들로 치부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 정신적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