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대학은 다음 달까지 교육과학기술부에 총장 직선제 폐지 여부를 통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20일 한밭대, 충남대, 공주대 등 대전권 국립대에 따르면 방향 설정 논의, 전체 교직원 대상 설문조사 등 다양한 여론 수렴에 나서고 있다.
한밭대는 21일 전체 교수회의에서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충남대는 17일 전체 교직원들에게 ‘총장 직선제 개선’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정부 재정지원 박탈과 입학정원 감축, 교원 추가 정원 배정 제외 등 행ㆍ재정 조치가 발생될 수 있음을 알렸다.
충남대는 보직 교수들의 간담회에 이어 조만간 학과장 모임을 통해 내부 여론 수렴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대학들은 부실대학 낙인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선제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으나 각 국립대 교수회 등은 교과부 정책에 위법성을 제기하며 반발하는 분위기이다.
최근 교과부는 총장직선제 개선(총장직선제 폐지), 기성회 회계 건정성 등 2개를 ‘선진화 지표’로 선정해 대학 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선진화 지표인 총장 직선제 폐지는 4월 ‘국공립대 교육역량강화사업’과 9월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 지정'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5%로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이다.
교육역량강화사업은 대학의 교육 역량과 성과 측정 평가 지표로 충남대의 경우, 이 사업으로 60억원의 예산 지원받고 있다.
충남대 관계자는 “다음달 까지 총장직선제 개선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은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럴 경우, 각종 교육성과 향상 프로그램과 재정지원 사업, 대학프로그램 인증 등에서 최하위권으로 떨어져 심각한 이미지 손상과 재정위기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국립대의 한 교수는 “정부 평가에서 1~2점 차로 순서가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총장직선제 폐지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부실 국립대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밖에 없다”며 “타 대학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과 보조를 같이해야 피해를 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선 교수들의 반발도 심하다.
전국국공립대학교 교수회 연합회는 지난 16일 정기총회에서 총장직선제 폐지를 강요하는 교과부 정책의 위법성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이주호 교과부장관 불신임 투표’를 동시 실시키로 결의하는 등 집단 행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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