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 승단심사 취소 '횡포'

“충남협회장 직선제 강행” 일방적 승인보류… 충남지역 수천명 피해

천안·아산을 비롯한 충남지역 수 천명의 태권도 승품·단 심사가 대한태권도협회의 일방적인 승인보류로 무산됐다며 태권도계와 수련생, 학부모들까지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충남태권도협회관리단체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공문을 통해 지난 18일 천안남산초등학교 체육관에서 2012년도 제1차 승품·단 심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충남태권도협회관리단체운영위(이하 충남태권도협회)는 지난 3~13일까지 지역 각 도장에서는 국기원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토록 한 후 이를 승인하려 했지만, 대한태권도협회가 국기원홈페이지마저 차단한 채 심사를 보류토록 했다.

이는 충남태권도협회가 협회장 선출이 대위원제인 상위단체 규약을 무시하고 채 직선제를 강행해 지역심사대회에 대한 승인을 보류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충남태권도협회는 지난 11일 충남도청 대강당에서 제16대 협회장 선거를 실시해 최재춘(54) 전 협회장을 선출했지만, 대한태권도협회는 앞서 10일 국기원의 승인을 받아 충남지역 승품·단심사를 보류시켰다.

결국, 10일 이전 접수한 지역 400여 명의 수련생이 승품·급심사를 포기했으며 나머지 2000여 명은 아예 국기원홈페이지 차단으로 접수조차 못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도 충남태권도협회뿐만 아니라 충남지역 각 태권도장의 국기원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상태다.

천안 태권도장 관계자는 “3일 첫날 접수해 어린 학생들을 주말에까지 체육관에 나와 연습을 시켜왔다”며 “10일 오후 9시30분께 대한태권도협회로부터 '18일 심사보류, 2월 예정 심사접수 불가' 내용의 문자 1통을 받은 게 고작이다. 동네구멍가게의 운영도 이보다 낫다”고 질타했다.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충남은 승품·단 심사시행권 위임체결을 맺지 않아 월별 또는 2개월에 1번씩 별도 심사승인을 받고 있음에도 승인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상위법을 위반한 채 대위원제 대신 직선제로 협회장을 뽑아 심사주체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심사를 치르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천안·아산지역 내 충남태권도협회 등록도장은 모두 120여 곳으로 승품·단 심사 시 평균 2000~2500여 명이 신청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