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계약 충남도의원 처벌 고작 '주의?'

토착비리 '솜방망이'… 재발방지 효과 미미

<속보>=일부 지방의회 의원들이 가족 소유의 회사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부당 수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에 대한 처벌이 미약해 재발이 우려된다. 감사원은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지방의회 의원의 가족이 소유하거나 지분을 갖고 있는 업체 등과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례를 적발했다.

충남에서는 도의회 의원의 아버지가 지분의 50%를 소유한 업체가 지자체와 수차례 수의계약을 맺는 등 4명의 지방의원이 비슷한 방법으로 모두 약 140건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방의원 가족이 5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거나 대표이사로 있는 업체와는 수의계약을 할 수 없다는 '지방계약법'을 위반한 것이다.

이처럼 지방의회 의원 가족이 소유한 업체와의 수의계약을 제한하는 이유는 압력 행사나 부당 거래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로 도의원이 압력을 행사했거나 부당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방의원들이 가족 등을 이용해 지자체와 부당 계약한 사실만큼은 확인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처벌은 미약하다. 감사원은 감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을 해당 자치단체장에게 통보하고 주의 조치를 요구했다. 주의 조치는 공무원법상 공무원 징계에 해당되지 않고 인사에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

충남도도 계약이 2~3년 전에 이뤄진데다 모든 계약시 지방의원의 가족 사항 여부를 파악할 수 없어 앞으로 '주의'만 하겠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수의 계약시 일일이 도의원 가족 사항을 참고할 수는 없다”며 “이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의회 의원에게는 관련 근거가 없어 이같은 주의 조치도 할 수 없다. 감사원은 해당 업체의 입찰 등을 제한하도록 했지만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로 지자체와 지방의회 의원간의 위법사실이 드러났지만 지방의원이 직접 개입한 사실은 확인하기 어려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지방의회 의원이 로비스트로 전락하지 않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선 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 공동대표는 “의회의원들이 관급 공사 등에 개입할 경우 부당한 압력 행사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