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체육회 4명 필리핀서 한때 피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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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체육회 4명 필리핀서 한때 피랍

현지경찰·가이드 가담 마약사범 몰아 납치, 몸값주고 7시간만에 풀려나

  • 승인 2012-02-16 18:08
  • 신문게재 2012-02-17 1면
  • 천안=맹창호 기자천안=맹창호 기자
필리핀으로 여행을 간 천안시 성환읍 체육회 회원들이 현지 경찰에 납치돼 거액의 몸값을 치르고 풀려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천안시 성환읍 체육회 회원들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 경찰이 한국인 여행객을 마약사범으로 몰아 납치해 2400만원의 몸값을 뜯어냈다. 한국인 납치에 가담한 필리핀 현지 경찰은 마닐라시 상파울루경찰서 소속으로 모두 10명이 범행에 가담해 8명이 체포되고 2명은 수배 중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가이드와 현지 가이드도 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천안시 성환읍 체육회원 12명은 지난 11일 3박4일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로 여행을 떠났다가 귀국일인 14일 오전 10시께 이모(58)씨 등 일행 4명과 한국인 가이드 등 5명이 호텔 인근에서 권총으로 무장한 괴한에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이씨 등에게 몸값으로 1인당 6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을 요구, 2400만원을 송금받고는 오후 5시 30분께 풀어줬다. 7시간 만이다.

피해자들은 “오전 11시 귀국을 위해 공항을 가기로 했지만 갑자기 가이드가 쇼핑을 가자고 해 일행중 4명이 호텔을 나섰다”며 “3분 가량 걷다가 골목길로 접어들자 권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에게 승합차로 납치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인들에게 “마약복용 현행범으로 체포한다”며 경찰신분증을 보여주고 수갑을 채워 상파울루 경찰서 부속건물로 추정되는 컨테이너박스로 끌고 갔다.

이어 마약복용 검사를 한다며 소변을 받도록 하고는 비닐로 싼 소량의 마리화나를 한국인 여행객 주머니에 넣었다 꺼내고는 “마약을 찾았다”며 몸값으로 3000만원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 가이드가 범행경찰관과 내통해온 사실이 드러났으며 한국인 가이드도 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 충남경찰청이 신병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범인들은 납치 7시간여 만인 오후 5시30분께 납치된 4명의 가족이 은행을 통해 2400만원을 송금한 사실이 확인되자 호텔 근처에 이들을 풀어줬다.
 성환체육회 회원들은 이날 귀국하지 못하고 다음날인 15일 오후 1시께 7명이 우선 귀국한 데 이어 납치됐던 4명과 가이드 등 나머지 5명은 이날 홍콩을 경유해 오후 7시 입국했다.

 충남지방경찰청은“필리핀 경찰과 공조체제를 갖추고 성환체육회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한국인 가이드를 용의점을 잡아 수사를 진행중”이라며“필리핀 현지경찰이 감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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