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더 그레이]평범한 일상이 행복일 줄이야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더 그레이]평범한 일상이 행복일 줄이야

죽음과 맞선 한 사내의 생존기 “마지막으로 폼나게 싸워보세 ” 감독:조 카나한·출연:리암 니슨, 더모트 멀로니, 프랭크 그릴로

  • 승인 2012-02-16 14:19
  • 신문게재 2012-02-17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25주간의 석유시추 현장 임무를 마치고 오트웨이는 고향으로 돌아갈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런데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비행기는 추락하고 만다. 생존자는 오트웨이를 포함해 7명. 이들은 영하 30℃가 넘는 추위를 뚫고 탈출해야 한다.비행기가 급격히 흔들리더니 추락한다. 화면은 아비규환으로 변한 비행기의 내부를 보여준다. 선반 위 물건들이 쏟아져 내리고 공포와 비명이 엄습하더니 이내 눈앞이 암흑으로 변한다. 마치 추락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는 듯한 생생한 사실감에 비명이 절로 나온다.

구사일생, 가까스로 몸을 일으킨 오트웨이는 설원과 설원에 흩뿌려진 비행기 잔해와 시신들, 그리고 6명의 생존자와 마주한다. 오트웨이는 알래스카 석유시추 현장에서 인부들을 보호하는 프로페셔널 가드. 그는 생존자들을 이끌고 극한의 눈 지옥을 탈출하려 한다.

'더 그레이'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한 사내의 의지를 그린 생존기다. 그간 보아왔던 조난 생존기를 떠올리진 마시길. 위기를 극적으로 극복하는 인간승리의 희열감은 이 영화엔 없다. '비는 내렸다하면 억수로 퍼붓는다'는 영국 속담처럼 재난이 한꺼번에, 쉴 새 없이 몰아친다.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눈보라에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설원. 영하 섭씨 30℃의 살인적인 추위. 추위를 피했다 싶으면 배고픔이 엄습하고, 배고픔을 이겨내면 늑대가 공격해 온다.

죽음의 공포와 마주할 때마다 살아야겠다는 의지는 더욱 단단해진다. 사실 오트웨이는 자신의 삶이 지옥이라고 여겼었다. 영화 초반 헤어졌는지 죽었는지 분명치 않지만 아내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는 그는 자신의 현실이 지옥이라며,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들려준다. 그랬던 그가 살아있는 게 오히려 고통스러운 극한의 상황과 맞서 싸운다. 자신과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늑대와 부둥켜안고 싸운다.

어렸을 적, 시를 즐겨 읊던 그의 아버지가 직접 써줬다는 시. “한 번 더 싸워보세. 마지막으로 폼 나게 싸워보세.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라는 구절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도 죽음과 마주하는 그의 태도 때문일 것이다.

단조롭기 그지없는 진행임에도 지루하지 않은 것은 리암 니슨의 공이다. 부드러운 이미지에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 호소력 짙은 내레이션은 영화에 활력과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조 카나한 감독의 연출도 돋보인다. 극사실적인 묘사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풀어줬다가 다시 죄는 솜씨가 탁월하다. 카나한 감독은 'A특공대'에서 보여줬던 몰아치는 액션을 몰아치는 재난으로 바꿔놓았다. 그 덕에 밋밋할 수 있는 스토리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에이리언' '글래디에이터'를 만든 리들리 스콧과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토니 스콧, 형제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안순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를 이어갈 원석을 찾기 위한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시장배로 대회 몸집을 키운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검객과 가족, 코치진, 펜싱 동호인, 시민 2200여 명이 움집, '펜싱의 메카' 대전의 위상을 알리며 전국 최대 펜싱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3~24일 대전대 맥센터에서 이틀간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한 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펜싱 대회다. 개막식 주요 내빈으로는 이장우..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