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원 가족업체 부당 수의계약

감사원, 지자체 계약관련 토착비리 적발 태안·홍성군 미자격업체에 특혜

충남도의회와 홍성군의회 의원이 가족이 50% 이상 지분을 소유한 업체 등과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작년 5~7월 지방자치단체 25곳을 대상으로 비리 개연성이 높은 계약 관련 토착비리를 점검한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충남도의회 한 의원은 재직 기간 자신의 아버지가 지분의 50%를 소유한 업체와 6억 7000여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성군의회 모 의원은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건설업체, 가족지분 50% 이상인 건설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적발됐다.

경기도 포천시는 2008년 모 시의원과 배우자, 모친이 54%의 지분을 소유한 건설사와 수해복구공사를 수의계약하는 등 모두 28건(총 계약금액 3억4800만원)의 계약을 했다. 규정상 지방의원 가족이 50% 이상 지분을 소유하거나 대표이사로 있는 업체와는 수의계약을 할 수 없다.

감사원은 포천과 충남도 외에 전남 순천, 홍성, 제주, 경북 안동, 경남 진주, 인천시 옹진군에서도 이 같은 부당 계약 사실을 적발하고 각 지자체장에게 해당 업체의 입찰 참가를 제한하고 계약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태안군과 홍성군, 전남 나주와 구례군에서 다른 직원의 부탁 등을 받고 수의계약 자격이 없는 업체와 부당하게 계약을 맺은 사실을 확인, 관련자 9명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전남 신안군 모 사업소 전(前) 소장 직무대리 A씨는 2년간 부하직원들에게 지시해 23개 업체 관계자에게 명절 인사비 명목으로 4100만원을 거둔 뒤 이 중 일부를 직원 5명과 나누고 나머지는 상급자에게 줄 선물 등을 사는 데 썼다가 적발됐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