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생한 엽총 난사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 총기 난사 사건에 최근 지역에서 홧김 방화 사건 등이 이어지면서 이같은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번 서산의 엽총 난사사건은 지난해 7월 해병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이후 처음 알려진 총기사고로, 주민들에겐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들기 충분하다.
엽총 난사사건은 몇 년 전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에게 보복하려는 게 직접적인 동기였다고 경찰은 설명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해병대 2사단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과 비슷하다.
해안 소초에 근무중이던 병사가 지난해 7월 4일 내무반에서 K-2 소총을 난사해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한 사건의 범행동기를 군은 총기 난사 병사가 고참들에게 당한 가혹행위 등을 보복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총기를 난사한 병사가 직접적인 범행동기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고 있지만, 군은 현재로선 '보복'이 가장 큰 범행동기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병사는 총기 난사 직후 내무반에 붙어 있는 창고 용도의 격실로 가 수류탄 한 발을 터트려 자살하려 했으나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
이날 발생한 서산 총기 난사사건에서도 엽총을 난사한 성모씨가 도주하다 서해대교에서 경찰에 붙잡히자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했으나 생명을 건졌다.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장소만 다를 뿐 범행 동기나 유형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총기 사건이 군 조직은 물론, 민간 사회에서까지 발생하는 데다 최근 대전·충남지역에서 '홧김'에 저지르는 방화 사건까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이모(39·대전 서구 가수원동)씨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총기를 수령해 갔다고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총기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다”면서 “오늘 점심을 먹고 들어오니 가족들에게 '혹시 모르니 밖을 다닐 때 조심하라'는 문자까지 와 있더라”고 말했다.
김모(40·대전 서구 월평동)씨는 “물건 배달과 영업일을 하고 있는데 이런 사건 얘기를 들을 때마다 밖에 다니는 게 무섭다”며 “앞으로 총기 관리를 좀더 엄격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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