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내면까지 풍요롭게 하지는 않아”

  • 문화
  • 문화/출판

“돈이 내면까지 풍요롭게 하지는 않아”

대전고 학생들 '돈의 인문학' 저자와 만남 대전 출신 김찬호 교수 “상상력 가져라” 등 당부

  • 승인 2012-02-15 14:20
  • 신문게재 2012-02-16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대전고 경제동아리 학생들이 윤동재 교사 주선으로 대전 출신 『돈의 인문학』 저자인 김찬호 교수를 최근 연세대 글로벌 라운지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돈의 인문학』을 포함, 『사회를 보는 논리』, 『문화의 발견』, 『생애의 발견』 등 활발한 저술활동과 함께 연세대, 성공회대에서 강사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돈의 인문학』 집필계기는 무엇인가.

▲ 대전출신  돈의 인문학 저자인 김찬호 교수<사진 가운데>와 대전고 경제동아리 학생들.
▲ 대전출신 돈의 인문학 저자인 김찬호 교수<사진 가운데>와 대전고 경제동아리 학생들.
▲이 사회 속에서의 인간을 움직이는 힘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 돈에 대해선 경제학 서적 이외엔 인문학적 관점의 글이 거의 없다. 돈에 대한 탐구를 경제학에게 맡겨 두기에는 부족하다. 돈과 인간의 관계, 삶, 행복에 대한 탐구가 중요하다. 돈을 통해서 보는 개인의 행복에 대한 해석이 부족하다.

-경제학에서 이런 부분을 다루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기존 경제학의 맹점을 지적하고, 인간은 합리적이지 못하고 비이성적임을 밝힌다. 돈을 넘어선 가치의 문제를 봐야 한다. 돈이 쓰여 지는데 그 돈이 우리 삶을 실제로 풍요롭게 하나?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10억이 갑자기 생겼다고 하면 무엇이 그렇게 달라질까. 외관적으로는 풍요로워 질지 몰라도 내적인 가치 그대로다. 돈 이야기를 하면서 돈을 통한 가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돈을 통하여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나쁜가.

▲나쁘다. 왜, 그럴까. 우리가 욕심내고 있는 그 돈은 누군가에겐 목숨이다. 무한한 지식, 무한한 건강을 추구해도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은 없다. 하지만 돈은 다르다. 사회의 통용되는 돈은 어느 정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브랜드 중독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인간에겐 많은 욕망이 있는데 그 중 특징적인 것이 소속되고 싶고, 그 속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다. 인간은 배부르고 안락한 것을 넘어 나를 인정해주는 타인을 꼭 필요로 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남들이 나의 가치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다면 그는 행복할 수 없다. 학생들이 '노스페이스'라는 명품을 사는 이유는 무시당하는 것이 두려워서다.

-명품에 집착하는 것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창조의 체험과 진정한 사랑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기 나름대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또 내가 돈이 많든 적든, 못나든 잘나든 나를 인정해주는 관계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해 탐구하라', '자기 삶을 창조하는 힘을 가져라!', '상상력과 용기 그리고 지성을 겸비한 사람이 돼라', '몸을 단련하고, 자신이 자기의 기운을 느껴라' 등 이다.

정리=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