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대전권 대학 15개를 조사한 결과,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대학은 한밭대(국민카드), 충남대(우리·하나), 목원대(13개 시중 은행 카드), 우송대(13개 시중 은행), 공주대(농협 BC), 공주교대(하나SK), 대덕대(국민·삼성·신한) 등 7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공주대와 대덕대 등 2곳은 신입생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납부는 받지 않고 있다.
한남대, 을지대, 대전대, 배재대, 중부대, 건양대, 침례신학대, 혜천대 등 8개 대학들은 현재 수수료 부담이 커 실행을 미루고 있는 입장이다.
목원대의 경우, 지난해 등록금 신용카드 수수료로 2400여만원을 집행했다.
이런 점을 감안,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자 추진된 대학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제가 카드사만 살찌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카드사가 대학에 제시하는 수수료율은 약 1.5%다. 일반 가맹점 2~3% 보다는 낮다고 하지만, 카드 납부제가 전국 410여 개 대학으로 확산되면 2조8000억원의 1.5%에 해당하는 약 300억원을 가만히 앉아서 챙길 수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15%가 넘는 카드 할부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더 크다.
카드사들은 “학기당 4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최장 12개월까지 나눠 낼 수 있어 부담이 준다”고 선전하지만, 그 이면에는 1년 동안의 할부 수수료를 챙기겠다는 카드사의 영업 전략도 담겨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등록금 카드납부제가 확대될수록 이익인 셈이다.
또 등록금 카드 납부를 위해 대학별 등록금 납부가 가능한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되면 '플러스 알파'를 노릴 수 있다. 수수료 부담을 느껴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대학들은 무이자 현금 분납을 시행 중이다.
한남대와 침례신학대 등 두 곳은 1학년 2학기 등록 이상자들에 한해 현금 분납 2회를 허용하고 있다.
배재대와 중부대, 건양대 등은 현금 분납 3회 가능하며 혜천대는 횟수 관계없이 학생 형편에 맞게 현금 분납을 시행하고 있다.
사립대 관계자는 “신용카드 없이도 신청만 하면 현재 무이자로 3회까지 분할납부가 가능해 굳이 카드 납부제를 도입하지 않았다”며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 시행을 통해 학교는 수수료를, 학부모는 할부 이자를 내기 때문에 신용카드회사만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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