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공천레이스가 본격화됐다.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시민 역량 강화를 통한 정당 민주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선거인단 확보를 놓고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현역 의원이나 지역 당협위원장들과 이를 빼앗으려는 정치 신인들 간의 싸움이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이 격화되다 보면 트위터 등 SNS를 통한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도를 넘게 될 수 있다.
후보들은 유·불리를 계산하기에 앞서 시민의 눈높이가 부정부패 척결과 새 정치 구현을 위한 개혁에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돈으로 표를 사려 들거나 달콤한 말로 시민의 정신을 흐려 '재미 보려는' 구태에 빠지지 않을 만큼 시민은 성숙해졌다. 선거기간에 저지른 불법은 또 다른 불법을 낳게 된다는 사실을 수없이 봐 왔다. 정당들도 얼마나 좋은 후보를 공천하느냐에 따라 총선의 명암이 갈릴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불법을 저지르는 후보들은 공천에서 배제해야 마땅하다.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으로 국민의 지탄이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도 불법선거 운동을 하는 후보들이 있으니 걱정스러운 것이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럴 정도면 경선과 본선에 들어가면 오죽하랴 싶기도 하다. 검·경과 선관위는 두 눈 부릅뜨고 선거 분위기를 혼탁하게 만드는 후보들을 철저히 단속해야 할 것이다. 부정한 싹은 애초에 도려내야 한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 나만 깨끗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대응을 넘어 부정을 고발하고 냉정하게 심판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유권자를 기만하고 선거판을 흐리면서 당선된들 유권자가 바라는 선량이 되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정치와 정치인이 의식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할 것은 유권자들의 향상된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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