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취사시설 “고시원 맞나?”

도안 일부업체 '쿡탑' 설치 논란… 애매한 법 해석에 단속조차 어려워

도안신도시 내 대학생 수요를 겨냥해 들어선 일부 고시원 건물에 취사시설이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건축법 상, 종전의 고시원은 각 세대로 구분될 경우 화장실을 설치할 수 없었으나 현행법에서는 욕실은 설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 독립된 주거형태를 갖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어, 취사시설은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난주 본보가 직접 방문해 확인한 도안신도시 한 고시원의 각 세대에는 '쿡탑'이란 취사설비가 한켠에 설치돼 있었다.

'쿡탑'은 전기를 이용 바닥면을 뜨겁게 달궈지게 해 물을 끓일 수 있도록 만든 취사설비의 한 종류다.

'쿡탑' 설치로 이 고시원 건물주는 1~2세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임대 물량을 소진하는 재미를 봤다.

이에 반해, 인근의 다른 고시원 임대 사업자들은 고시원에 취사설비를 갖추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고시원 건물 관계자는 “고시원에서는 화재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밥을 지을 수 있도록 설비를 해놓으면 안된다”며 “일부 경쟁 업체에서 이처럼 불법행위를 하면서 임대 수요자들을 현혹하는 등 불공평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행정당국에 확인결과 고시원의 경우 건축법 상 취사설비를 설치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쿡탑이 설치된 일부 고시원은 설계와 달리 준공 후 이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건축법 상 고시원은 '독립된 주거형태를 갖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에 대해 해석차이가 모호하다는 게 행정당국의 입장이다.

취사설비는 갖추고 있지만, 욕실이 없으면 독립된 주거형태가 될수 없으며 이 중 일부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 대해 무조건 불법이라고 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생존경쟁 차원에서 각종 편법을 가리지 않아 해당 법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일단 일부 취사 설비가 된 곳에 대해 당초 제시한 건축설계와 다르게 설비를 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해당지역 건축물에 대해 불법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