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문화생활에 쓰는 '씀씀이'가 줄어 공연장이 썰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공연기획사에 따르면 불황 여파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데다 기존 공연의 예매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클래식 등 다양한 공연을 수차례 가졌던 한 공연기획사는 매년 예매율이 감소하고 있어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람객 숫자가 줄어들면서 영세한 공연기획사들은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줄폐업'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연 단체들도 대기업의 후원이 끊기면서 협찬사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공연계 한 인사는 “높은 이름값을 과시하는 톱스타들의 공연, 이미 널리 알려진 대형 공연 등만 인기가 있다”며 “불황이 덮친 공연계는 누구도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시계 제로'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전문화예술의 전당이 대형급 뮤지컬을 기획해 장기간 선보이는 것도 공연계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예당은 시설과 규모 면에서 민간 공연장보다 대관료가 저렴하고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지역 기획사들이 대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예당은 수익성이 있는 대형 뮤지컬 등을 공동기획 등으로 진행하나, 지역 공연계의 일반대관은 쉽지 않다는 게 기획사들의 푸념이다.
일각에서는 예당이 지역 공연예술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자체제작 기획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연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시민의 문화향유를 위해 대형공연 유치는 필요하지만 유능한 스태프와 기획팀들이 있는 예당은 유통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기획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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