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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숙자 편집팀 차장 |
이날은 여성이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다. 그 기원은 269년(3세기경) 로마에서는 남녀의 결혼은 황제의 허락 아래 진행됐는데 성 밸런타인 사제가 허락 없이 결혼을 시켜준 죄로 당시 2월 14일 순교하게 되고 이 사제의 이름과 순교일을 축일로 따와 연인들이 고백할 수 있는 '밸런타인 데이'가 됐다는 설이 있다.
이외에도 여러 설이 전해지지만 그 중에선 상술로 확산됐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 일본의 제과업체가 여성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자는 캠페인을 펼쳐 마케팅이 성공하면서 한국에도 전해졌다. 이젠 초콜릿은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었다.
'스트레스 데이' '국적 불명의 기념일' 이란 비판 속에서도 연간 초콜릿 판매량의 3분의 1 가량이 2월에 판매된다고 하니 초콜릿에 대한 뜨거운 사랑은 여전히 식을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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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최대 생산지인 코트디부아르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이 카카오 농장에서는 어린이들이 생계를 위해 하루 종일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아이들은 살충제나 비료 등 강한 화학물질로 인해 건강상의 위협은 물론 교육의 기회도 박탈돼 아예 학교에 가본 적이 없는 아이도 많다. 카카오 열매를 따는 아이들은 정작 그걸로 뭘 만드는지 모른다. 당연히 초콜릿도 뭔지 모른다. 이렇게 생산되는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회사는 스위스의 거대식품 기업 네슬레. 아동 노동 착취를 수수방관하는 기업의 비윤리적 태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제 세계적인 초콜릿 생산업체들이 10년 전 아동착취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발표한 바 있지만 아프리카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해결책은 이른바 '공정무역 초콜릿'을 구입하는 일이다. 공정무역 초콜릿은 카카오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원료 값을 지불하고, 아동노동과 강제노동 없이 만들어진다.
달콤한 초콜릿 속에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피와 눈물이 배어있다. 다큐멘터리 기자로 유명한 캐럴 오프는 저서 나쁜 초콜릿에서 '내가 사는 세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기쁨을 만들어내려고 힘겹게 일하는 아이들은 정작 그런 즐거움을 전혀 알지 못한다. 카카오를 따는 손과 판형 초콜릿을 집는 손, 이들 둘 사이의 거리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멀다'고 고발한다. 초콜릿 속에 감춰진 쓰디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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