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늙은 호박으로 '대박'

  • 경제/과학
  • 지역경제

4전5기 늙은 호박으로 '대박'

'참샘골' 홈페이지 구축 유통마진 줄이며 주목받아 웰빙상품·브랜드 개발로 틈새·해외시장 공략까지

  • 승인 2012-02-12 16:54
  • 신문게재 2012-02-13 8면
  • 이두배 기자이두배 기자
[부농을 꿈꾸는 사람들] 참샘골호박농원 최근명 대표

호박 하나로 연매출 3억5000만원을 올리며 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주인공이 있어 화제다.

젖소농장에서부터 버섯재배까지 4전5기 끝에 성공모델이 된 최근명(58·참샘골호박농원)씨의 성공신화는 끝없는 열정과 미래를 향한 도전 정신이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게 했다.

▲참샘골호박농원 최근명 대표 부부.
▲참샘골호박농원 최근명 대표 부부.
1975년 군 복무시절 젖소농장에서 젖 짜는 노인의 모습에 매료된 최씨는 전역 후 송아지 6마리로 목장을 시작했다. 당시 수익은 괜찮았으나 90년대 수입개방으로 싼 우유가 밀려오면서 최씨의 '부농에 대한 꿈'은 날아갔다.

최씨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전인 토종닭 사육과 우렁이 양식사업은 오프라인 시장의 유통에 대한 대책 마련과 판로개척을 못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최씨는 오뚝이처럼 일어서기 위해 재기를 꿈 꿨다.

그의 네번째 도전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느타리버섯 작목반을 구성해 그 동안의 부진을 만회할 각오였다. 그러나 최첨단 재배사 없이는 비전이 없다는 생각에 고민은 깊어졌다.

1995년 가을, 버섯판매를 위해 서울 가락동시장을 찾은 최씨는 인생 전환점을 가져다준 늙은 호박을 만났다.

가을에 수확한 호박의 경우 가격이 형편없이 낮다는 것을 깨닫고, 저장창고를 만들어 호박을 봄이나 여름에 먹을 수 있으면 부가가치는 몇 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최씨의 머리를 스쳤다.

농장에 돌아온 최씨는 버섯 재배사 균상선반을 리모델링해 호박 장기저장법 연구에 몰입했다.

오래 시행착오 끝에 그는 온도 12~14℃, 습도 65~70%, 에틸렌가스농도 0.01ppm 이하 등의 환경에서 호박을 80%까지 장기저장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 동안 생산에는 성공했으나, 판로확보와 유통실패로 어려움이 많았던 최씨는 중간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인터넷을 활용한 전자상거래에 눈을 돌렸다.

컴맹에 가까웠던 최씨는 틈틈이 아들에게 컴퓨터를 배워 '참샘골'이라는 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한 후 2000년 농촌진흥청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농업인 1호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1년이 지나도록 판매 문의가 없어 답답했지만, 그 시기 웰빙 열풍과 맞아 떨어지면서 호박이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호박'을 검색하면 전국에서 '참샘골호박농원' 만 검색이 돼 취재요청과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고객들은 새로운 상품개발과 아이디어를 제공해줬다.

이에 창안해 최씨는 2003년 호박웰빙상품 대중화를 선언하고 '호박미인' 상품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한 후, 젊은여성들을 공략해 '대박의 꿈'을 이뤘다.

최씨의 도전정신과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04년 농협중앙회 회포팜스테이 지정과 함께 도시민들이 찾는 체류형 호박전통음식 체험장 등을 열어 지난해 4000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최씨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 받아 2001년 서산시 신지식인 1호를 시작으로 2001년 충남 농어촌발전대상, 2003년 농협중앙회 새농민상, 2008년 농업인홈페이지경진대회 최우수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최씨는 “농업은 단순히 1차 사업이 아닌 생산과 가공, 유통, 서비스, 마케팅 등이 결합된 융복합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앞으로 카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소셜커머스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해외 시장까지도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두배 기자 enqo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대전 대기업 유치, 겉도는 헛바퀴
  2. 철도지하화 발표 코앞… 대전 파급력 등 평가 긍정적 기류
  3. 대전 상장기업 64개 넘어...올해도 달린다
  4. 대전시의회 조원휘 "안산산단 9부 능선 넘어"… 불필요한 책임공방 무의미
  5. 대전시, 꿈씨 패밀리로 도시경쟁력 강화한다
  1. [오늘과내일] 역사 속 을사년
  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3. 2025 대전 사회복지계 신년교례회 개최
  4. 더불어민주당 각급 위원회 발대식 "민주주의 회복과 사회대개혁 앞장"
  5. 세계로 가는 수자원공사 중동이어 아프리카 시장 진출

헤드라인 뉴스


자원봉사·CCTV 확대 ‘졸속’… 학교안전 근본대책 마련을

자원봉사·CCTV 확대 ‘졸속’… 학교안전 근본대책 마련을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생 피습 이후 돌봄교실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근본적인 학교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교육청이 사건 이후 대책으로 발표한 자원봉사자 배치로는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인력과 예산을 투입한 실질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전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전지부는 17일 오전 각각 대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의 근본적 학교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돌봄전담사는 오후 7시까지 혼자서 돌봄교실..

대형마트 휴업 평일전환 시 상권매출 3% 상승… 대전 휴일전환 힘 받나
대형마트 휴업 평일전환 시 상권매출 3% 상승… 대전 휴일전환 힘 받나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이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할 경우 인근 상권 평균 매출이 3%대로 상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답보 상태인 대전 대형마트 평일 휴업 전환이 힘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이해 당사자인 노동자 등은 반대 의견을 강하게 내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의무 휴업일을 평일보단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 등이 발의되면서 시일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17일 산업연구원의 '대형마트 영업 규제의 변화와 경제적 효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주말 영업은 주변 상권에 평균 3.1% 수준의 매출 상승효과를 나타냈다. 연구원은..

`충청광역연합’ 정부재정 필수… 민주당 충청의원들 법안 발의
'충청광역연합’ 정부재정 필수… 민주당 충청의원들 법안 발의

대전과 세종, 충남·북이 함께 출범한 특별지방자치단체인 '충청광역연합'의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충북 청주청원)이 17일 대표 발의한 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대전과 세종, 충남·북 국회의원들이 대거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의 핵심은 지방교부세법 제2조 제2호에 두 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설치할 수 있는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추가해 충청광역연합도 지방교부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내용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특별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인도 점령한 이륜차와 가게 홍보판 인도 점령한 이륜차와 가게 홍보판

  • 봄마중 나온 나들이객 봄마중 나온 나들이객

  • ‘우리 동아리로 오세요’ ‘우리 동아리로 오세요’

  • 하늘로 떠난 하늘이…‘오열 속 발인’ 하늘로 떠난 하늘이…‘오열 속 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