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하나로 연매출 3억5000만원을 올리며 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주인공이 있어 화제다.
젖소농장에서부터 버섯재배까지 4전5기 끝에 성공모델이 된 최근명(58·참샘골호박농원)씨의 성공신화는 끝없는 열정과 미래를 향한 도전 정신이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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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샘골호박농원 최근명 대표 부부. |
최씨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전인 토종닭 사육과 우렁이 양식사업은 오프라인 시장의 유통에 대한 대책 마련과 판로개척을 못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최씨는 오뚝이처럼 일어서기 위해 재기를 꿈 꿨다.
그의 네번째 도전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느타리버섯 작목반을 구성해 그 동안의 부진을 만회할 각오였다. 그러나 최첨단 재배사 없이는 비전이 없다는 생각에 고민은 깊어졌다.
1995년 가을, 버섯판매를 위해 서울 가락동시장을 찾은 최씨는 인생 전환점을 가져다준 늙은 호박을 만났다.
가을에 수확한 호박의 경우 가격이 형편없이 낮다는 것을 깨닫고, 저장창고를 만들어 호박을 봄이나 여름에 먹을 수 있으면 부가가치는 몇 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최씨의 머리를 스쳤다.
농장에 돌아온 최씨는 버섯 재배사 균상선반을 리모델링해 호박 장기저장법 연구에 몰입했다.
오래 시행착오 끝에 그는 온도 12~14℃, 습도 65~70%, 에틸렌가스농도 0.01ppm 이하 등의 환경에서 호박을 80%까지 장기저장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 동안 생산에는 성공했으나, 판로확보와 유통실패로 어려움이 많았던 최씨는 중간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인터넷을 활용한 전자상거래에 눈을 돌렸다.
컴맹에 가까웠던 최씨는 틈틈이 아들에게 컴퓨터를 배워 '참샘골'이라는 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한 후 2000년 농촌진흥청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농업인 1호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1년이 지나도록 판매 문의가 없어 답답했지만, 그 시기 웰빙 열풍과 맞아 떨어지면서 호박이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호박'을 검색하면 전국에서 '참샘골호박농원' 만 검색이 돼 취재요청과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고객들은 새로운 상품개발과 아이디어를 제공해줬다.
이에 창안해 최씨는 2003년 호박웰빙상품 대중화를 선언하고 '호박미인' 상품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한 후, 젊은여성들을 공략해 '대박의 꿈'을 이뤘다.
최씨의 도전정신과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04년 농협중앙회 회포팜스테이 지정과 함께 도시민들이 찾는 체류형 호박전통음식 체험장 등을 열어 지난해 4000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최씨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 받아 2001년 서산시 신지식인 1호를 시작으로 2001년 충남 농어촌발전대상, 2003년 농협중앙회 새농민상, 2008년 농업인홈페이지경진대회 최우수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최씨는 “농업은 단순히 1차 사업이 아닌 생산과 가공, 유통, 서비스, 마케팅 등이 결합된 융복합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앞으로 카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소셜커머스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해외 시장까지도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두배 기자 enq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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