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의 정치리뷰]심대평-이회창 다시 손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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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의 정치리뷰]심대평-이회창 다시 손잡다

정당 지지도 약세 속 위기의식 반영

  • 승인 2012-02-12 16:38
  • 신문게재 2012-02-13 4면
  • 최충식 논설실장최충식 논설실장
[최충식의 정치리뷰] 1. 악수의 정치학

'심대평과 이회창이 손을 잡았다'가 뉴스가 된 것은 자유선진당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 때문이다. 현 대표와 전 대표의 악수는 통상 악수를 나눌 때 공유하는 어떤 친밀감과는 다르다. 둘은 손을 잡고 있어야 정상인 사이다. 당내 화합의 손이라며 강조하는 자체가 사실은 겸연쩍은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둘 사이의 악수는 선진당의 내면화된 복잡성을 보여준 제스처이기도 하다. “심대평 물러나라”, “이회창은 누구 데리고 나가라”며, 네 강아지 이름 부르듯 호명하다 악수라는 '접착제'를 사용했다. 당의 양대 축인 '심대평'과 '이회창'은 선진당의 부분 아닌 본질이다. 악수가 시너지를 내고 말고 할 것은 없다.

선진당으로서는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갈등은 없다”는, 갈등에는 언제나 상대방이 있다는 뜻이다. 외형적으로는 지난 6일 같은 당 박선영 의원이 심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졌지만 그 마찰의 뿌리는 깊다. 작년 10월 합당 후에도, 더 올라가면 2009년 8월 심 대표가 이 전 대표의 '독선적 당 운영'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이래 잔존해 온 마찰이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손을 맞잡고 “(저의) 부덕한 소치(이회창)”, “전적으로 제 책임(심대평)”이라고 했다. 위기의식의 반영이다.

실제 상황이 절박하다. 선진당 창업 동지인 둘이 '내 탓이오'를 외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텃밭'으로 믿는 충청권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한다. “남들은 100m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신발 신을 생각도 안 한다”(박선영)는 부작위와 무기력증을 대변하는 지적이다. 지역주의 정당 본색을 내세우기 힘들 만큼 당 사정이 좋지 않다.

보수의 대표성은커녕 전국 지지도 2% 미만이다. 충청권 정당 지지도마저 10%대에 턱걸이도 못해 '충청권 정당' 체면치레가 버겁다. 충청권은 '작지만 알찬 텃밭'이거나 주인 없는 빈산에 물 흐르고 꽃 피는 수류화개(水流花開)의 '꽃밭'이 더 이상 아니다. 2010년 새해 중도일보 여론조사에서 선진당의 대전시민 정당 지지도가 21.7%에 올라서던 때가 '봄날'이었다.

지금은 문 열면 몰아치는 한파다. 친이(친이회창), 친심(친심대평)으로 나눠 충청권 맹주 자리 다툴 형편이 못 된다. 독자적인 충청 중심 전략으로 가든, 국민생각(가칭) 등과 보수연합 노선으로 가든, 새누리당과 선거 연대를 추진하건 자유다. 그러나 지역주민이 충청권 대변 정당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그 답이 곧 '선진당'이라는 생각은 제일 먼저 버릴 애티튜드(attitude)다. 쇄신 없는 노쇠한 느낌, 최소한 그걸 못 버리면 총선 성적표는 예상을 비껴가지 않을 것이다.

전·현직 대표가 다시 잡은 손의 접착제 효과도 여기에 비례한다. 총선이 두 달 남았고 당장 해야 할 일을 헤아리기만도 벅차다. 갈등의 불씨를 지필 여유는 없어 보인다. 백의종군하던 이 전 대표는 명예 선대위원장을 맡는 형식으로 9개월 만에 당직에 복귀한다. '그대 곁에 내가 있어요~ 손을 잡아요~' 악수에 숨은 속마음까지야 어찌 알겠냐만. 당이 결속했다기보다 결속해 가는 징표로 손을 잡았다.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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