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 9일 대전에서 발생한 잔혹한 학교폭력과 성추행 사건은 어른들의 무관심과 방조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성년자가 야간에 불법으로 택배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여관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던 것은 택배회사 관계자와 모텔 업주 등이 이를 묵인해 가능했기 때문이다.
택배회사는 친구들을 야간아르바이트를 시키며 임금을 갈취하는 수단으로 전락했고, 여관도 동성간 성추행 사건의 장소로 제공됐다.
▲미성년자 여관출입의 문제점= 여관이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일탈 장소로 제공되고 있다. 지난 9일 발생한 학생 간 성추행 사건도 여관에서 이뤄졌다.
현재 관련법은 숙박업소 이용은 미성년자는 남녀혼숙이 아니면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가출한 학생들도 동성간에는 자유롭게 숙박업소에 드나들 수 있다.
문제는 숙박업소가 동성간 성추행 사건의 장소로 제공된 점이다. 피해학생은 여관이 평생 씻을 수 없는 치욕적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그동안에도 숙박업소는 가출청소년 등 청소년 일탈장소로 활용된 사례가 흔하다. 또 여관은 대부분 성인방송 등 유해매체물에 청소년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최소한 미성년자가 숙박업소를 이용할 시 철저한 신분확인 등 추가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중구청 관계자는 “관련법상 미성년자는 남녀혼숙을 제외하고 출입을 제한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상태다”며 “청소년이 출입해도 여관주인이 지속적으로 감시, 확인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의 한 관계자도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는 못한다”며 “여관 등 숙박업소는 유해매체물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기 쉽다. 청소년의 숙박업소 이용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의견을 제기했다.
▲청소년 불법 야간 아르바이트=청소년의 불법 야간아르바이트도 학교폭력의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친구들을 강제로 야간에 아르바이트를 시킨 후 임금을 갈취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이같은 업체들은 실제 청소년 고용에 대한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은 1일 7시간, 일주일에 40시간 노동을 초과하면 안된다. 하지만 피해학생들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10시간 이상 노동시간이 이뤄졌다.
청소년 고용시는 근로계약서, 가족관계증명서, 보호자동의서 등이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지켜지는 사례는 드물다.
청소년의 야간아르바이트 고용시 관할 노동청에 인가도 받아야 한다.
또 근로기준법은 15세 미만인 자는 고용하지 못하며 고용노동부장관이 발급한 취직인허증을 지난 자만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규칙이 현장에서 지켜지는 사례는 흔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의 고용 등 문제는 학교폭력 사건을 정리한 뒤 추후에 고려해 볼 문제다”며 “앞으로 관할청과 논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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