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교육계 “교사·부모에 책임전가”

정부 학교폭력대책에 반발… “실태전수조사도 실효성 의문”

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 천안지역 교육계도 교사와 학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가해 학생 처벌위주의 대책을 내놨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의 대책은 가시적인 결과를 내야하는 사안으로 성과주의에 매몰되는 등 교육 현장에 적용하는데 다소 무리라는 것이다.

더구나 학생인권 강화 추세에 따라 교권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개념이 모호한 일진경보제와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 등 실효성 떨어지는 대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소리도 만만찮다.

A중학교 교감은 “능률있는 교사 양성을 위해 교원 업무 경감을 공언한 정부가 복수담임제를 빌미로 업무만 배로 늘린다”며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교사와 학생의 유대관계가 중요한데 교권은 추락시킨 채 책임만 가중시킨 격”이라고 말했다.

B중학교 교사도 “일진지표는 어떤 기준으로 도입해 산출해야 하냐”며 “지금도 은폐하기에 급급한 학교 관리자들이 제대로 전수 조사를 시행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종합대책 가운데 학교폭력 기록을 학생기록부에 남기는 방안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학부모 오모(47·여)씨는 “학생부를 기재하는 교사들에게 학부모들이 굽실거리기에 여념 없을 것”이라며 또한 “폭력을 주도하는 가해학생들이 기록에 일부 남겨지는 것에 신경을 쓸지도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천안=윤원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