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소통에 써라' 담임교사 3만원씩 준다

전담교사에겐 신고전용 스마트폰 지급 유공교원 포상·연수 등 인센티브 강화

●진화하는 학교폭력-충남교육청 대책 살펴보니…

충남교육청 학교폭력 대책의 핵심은 교권 강화다.

교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학교폭력이 해결될 수 있다며, 특이한 대책들을 쏟아냈다.

학교폭력 대책 발표 직후 전교조의 비판 성명이 나온 대전교육청과 달리, 충남교육청 대책에 대해선 일언반구(一言半句)조차 없을 정도다.

하지만, 학부모 등 외부의 입장에선 의아한 반응도 있다.

올해를 학교폭력 발본색원(拔本塞源) 원년의 해로 선포한 충남교육청이 내놓은 중점 추진 과제 12개 중 상당수가 교사와 관련한 대책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에 대한 물음에, 김종성 교육감이 망설이지 않고, “교권이 중심”이라고 말할 정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담임교사에게 생활지도 운영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학생과의 소통을 위한 것으로, 월 3만원씩 모두 15억원 정도의 예산을 충남의 모든 중·고교 담임교사에게 지급한다. 학생과의 상담을 독려하기 위한 소위, '자장면 값'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담임교사에게 교육과정 운영비(10만원)를 지원했지만, 학교 실정에 따라 전용되는 사례가 많았고, 사용 절차도 다소 까다로웠다. 담임교사가 학생과의 스킨십을 하면서 지불한 비용의 영수증을 행정실에 제출하면 곧바로 받을 수 있다.

학교폭력 예방 전담교사에 신고 전용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것도 특이하다. 보복이 두려워 학교폭력을 숨기는 일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학교당 1대씩, 초·중·고교 760곳에 지급하며, 월 5만원의 비용(연 3억8000만원)을 지원한다.

학교폭력 예방 유공교원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담임이나 생활지도 교사의 사기 진작책이다. 이들 교사는 앞으로 인사상 혜택과 포상, 해외연수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특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교육적 지도에 불응하고 교사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하는 학생들에게는 전학을 비롯해 위탁교육 시행 등의 강한 처벌을 내릴 방침이다.

중·고교생 두 자녀를 둔 학부모 김정숙(44·천안)씨는 “교사도 분명히 책임이 무거운데, 너무 많은 권한과 혜택을 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교생 딸을 둔 권성호(48)씨는 “폭력이 발생하면 교사들은 숨기기에 바쁘다. 교사를 강하게 견제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김성기 교육정책국장은 “정부 정책은 교사의 책무성만 강조한 측면이 많았다. 일부에서 그런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학교폭력 대책의 핵심이자 최우선 과제는 교권 확립”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