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의 필요성에 대해선 시민 다수가 공감한다. 시교육청이 내놓은 학교폭력 대책에 따르면 '레드카드'를 받은 가해학생은 강제전학 등 학교를 떠나도록 돼 있다. 여기에 더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아이들도 느는 추세다.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어른들이 이런 위기의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안전망은 새로운 교육 기회를 열어주고 치료와 학업을 계속하게 하는 것이다. 그게 대안학교다. 학업포기 학생이 전국 최고인 대전으로선 꼭 필요한 학교다.
문제는 '학업중단 학생=문제아'로 보는 사회의 편향된 시각이다. 지난해 성북동 방성초 부지에 설립하려던 대안학교가 무산된 것은 대전시의 관광단지 조성 계획이 결정적이었지만 '문제아 수용기관'이라는 주민들의 편견이 한몫했다. 주민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혐오시설로 여기는 것은 지나치다. 학업중단 학생들도 엄연히 우리 사회의 일원이며 대전의 아들딸이다. 이들을 보듬어 책임 있는 시민으로 길러내는 게 어른들의 책무다. 내 자식, 우리 아이라고 생각하면 답이 보인다.
대안학교도 달라졌다.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 현장실습과 체험위주의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인성교육시설, 특기 적성교육시설 등 차별화된 시설과 문화 미술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치료와 교육을 병행한다. 틀에 박힌 공교육 체제와 다른 유형의 학교라는 얘기다. 교사들의 노력 덕분인지 자유로운 학교분위기 덕분인지 타 지역 대안학교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여태껏 듣지 못했다.
학교 부적응 학생 등을 당당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게 하려면 대안학교는 반드시 필요하다. 대전시교육청은 방성초 전례가 거듭돼 대안학교 설립이 또 다시 미뤄지지 않도록 반대하는 주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 주변 주민들도 대안학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길 기대한다. 갈등보다는 정착을 위해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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