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날짜가 적혀있는 정상적인 수표<왼쪽 사진>와 발행날짜가 누락된 문제의 수표. |
10만원권 30매 모두가 수표 발행일이 없어 금은방 주인은 이씨를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제서야 눈치를 챈 이씨는 황급히 수표 뒷면에 서명과 전화번호를 남겨 금은방 주인을 안심시켰지만, 이같은 상황을 겪는다는 것이 황당했다.
현금자동화기기(ATM)에서 자기앞수표에 발행일이 표기되지 않은 채 발행된 것이 확인되는 등 금융권의 화폐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거래 고객의 편의를 위해 1993년께부터 자동현금인출기가 도입돼 금융사 영업점이 아닌 외부 현금인출기에서도 현금과 수표 인출이 가능해졌다.
이용자가 원하는 금액을 입력하면 현장에서 발행일자가 표기된 수표를 인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자동화기기에서 날짜가 인쇄되지 않은 채 수표가 발행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표 거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발행일이 인쇄되지 않은 수표를 인출한 이씨는 “만일 발행일 때문에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면 해당 금융업체가 책임질 것이냐”며 “화폐가 위조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현금인출기에서 뽑은 수표가 발행일이 누락된 채 시중에 유통되는 것 또한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수표법 상 수표에는 발행일이 반드시 적혀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만, 실제 이같은 규정이 지켜지지 않아 금융거래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타 금융사 관계자는 “이용자가 금액을 입력하면 곧바로 발행일이 수표에 인쇄되는 데 일부 자동화기기에서 잉크가 부족하면 인쇄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해당 영업점 직원들이 철저하게 관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대전지원 관계자는 “발행된 수표에 발행일이 누락됐다면 해당 금융사가 발행절차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며 “관행적으로 발행일이 없는 수표가 은행에서 현금으로 교환되지만 은행들이 보다 철저하게 화폐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두배 기자 enq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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