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교육청은 최근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졸업식에서 종전의 상투적인 의식형 행사를 자제하고 학생이 계획한 내실 있는 청소년 문화 활동의 장으로 치르도록 했다.
그동안 실시했던 형식적이고 획일적인 졸업식에서 벗어나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가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축제형 졸업식'으로 바꿔 학생중심의 학교문화로 정착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졸업식마다 경찰들이 배치돼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대전경찰청은 8일 중학교 13개, 고교 10개 등 모두 23개교 졸업식에 350명의 인원을 배치했다.
9일에는 중학교 59개, 고교 10개 등 69개교에 635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충남지방경찰청도 졸업식이 집중되는 8일부터 10일까지 교육기관, 청소년단체와 함께 강압적인 졸업식 뒤풀이를 하지 못하도록 예방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뒤풀이 명목으로 돈을 빼앗고, 밀가루를 뿌리거나 달걀 등을 던지는 행위, 옷을 벗게 하고 알몸 상태로 뛰거나 단체 기합을 주는 행위, 알몸 상태의 모습을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촬영해 배포하는 행위 등을 집중단속할 예정이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추억의 졸업식과 다른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학부모 장모(50)씨는 “학생들의 졸업 문화를 어느 정도 존중해줘야 하는데 경찰을 배치해 모든 것을 막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자제를 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경찰을 학교 입구에서 보고 싶지 않다”며 경찰 배치를 완강히 거부해 학교 근처 학생들이 몰릴만한 곳에만 경찰이 배치됐다.
이모(50) 경위는 “정문 앞에 서있으면 위화감 조성될 수 있어 만약의 사태에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생 김민주 양은 “아무래도 경찰들이 와있으니 조금 무섭고 눈치가 보인다”며 “예전에 문제가 됐던 알몸 뒤풀이는 문제지만 서로 장난치는 것 정도는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들의 삼엄한 경계에도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축제 형식의 이색적인 졸업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민중은 9일 졸업식을 서바이벌 오디션 K팝 스타에서 뛰어난 노래실력을 보여 화제의 인물이 되고 있는 박지민(2학년)양의 축하 동영상 상영 및 학생과 교사, 학부모 축하공연으로 진행한다.
이날 변동중도 '감사의 마무리, 사랑과 희망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주제아래, 학생과 학부모 중심으로 졸업식을 마련할 계획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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