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프로 선수들이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 흘러나온 '검은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
'미래의 스타'를 꿈꾸는 어린 운동선수들에게는 악영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8일 체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축구 선수 수십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설마 했던 승부조작 사건이 세간에 불거졌다. 당시 대전 시티즌도 선수 8명이 연루돼 축구 특별시 대전의 위상 하락은 물론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이로 인해 사장이 교체되고 감독이 경질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동안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승부조작 및 금품수수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었다.
심판을 매수해 승부를 유리하게 이끌거나 대학 진학을 미끼로 금품이 오가고, 뛰어난 선수를 스카우트하면서 실력이 낮은 선수를 끼워파는 등 불법이 비일비재했다.
프로나 아마를 막론하고 스포츠는 페어플레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각종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체육계에서는 이제껏 밝혀진 승부조작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승부조작 사실이 드러난 축구와 배구 이외에 인기종목 스포츠는 프로와 아마추어에서까지 공공연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승부조작 사건이 불거지기 2~3년 전에는 이미 야구판에서 승부조작 소문이 나돌았다. 하지만 실체 파악이 쉽지 않아 수사기관에서 손을 대지 못하는 사이 프로축구에서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경기의 승패에 따라 배당금이 정해지는 불법 스포츠 도박의 경우 인기종목 대부분에서 승부조작이 가능할 수 있다”며 “고교나 대학 선수들은 도박 사이트에 베팅하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잇따라 승부조작 실체가 확인되면서 어린 선수들에 대한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또 일부 고교 선수들은 일찍이 불법 도박에 맛을 들이면서 승부조작에 무감각해 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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