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는 지난 달 31일 '금강하구역 생태계 조사 및 관리체계 구축'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서천군이 요구한 '배수갑문 증설 및 해수유통'에 대해 타당성이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홍수 예방능력과 막대한 증설비용을 감안할 경우 갑문 증설 불가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연구 결과가 기존 자료와 차이를 보이는데다 결과 도출 과정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정부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현재 상태로 하구둑 수문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하구둑 안쪽에는 연 평균 1.5㎝정도 퇴적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해 서천군이 실시한 '금강 하구의 퇴적층 특성과 변화 양상 및 수질환경 연구 용역' 결과와 반대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하구둑 건설 뒤 매년 평균 11.3㎝의 퇴적물이 발생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21㎝ 쌓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퇴적물이 쌓일 경우 준설 비용으로만 연간 수백억원이 사용되고 수질 악화 등의 원인으로 작용해 개선 대책이 필요하지만 조사결과가 전혀 달라 대책 수립이 어렵게 됐다.
서천군 관계자는 “관측 지점이 다른 것으로 보이지만 차이가 너무 크다”며 “정부와 합동으로 연구를 다시 해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해수 유통시 염분의 증가로 농업 용수확보가 어렵다는 정부의 연구 결과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뒤 내린 결론이어서 정부가 이미 결론을 내놓고 연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낳고 있다.
허재영 금강비전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연구결과에서 갑문을 개방할 경우 상류 24㎞까지 염분이 확산돼 용수 확보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지만 이는 5개의 갑문을 모두 개방했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라며 “서천군 등이 요구한 2~3개의 갑문 개방할 경우 12㎞까지만 염분이 확산돼 용수 확보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현 상태 유지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 개선 효과 기대 등 정부의 연구결과에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돼 갈등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충남도도 7일 도청 영상회의실에서 금강비전기획위원회 실행기획단 회의를 열고 정부의 연구 결과에 문제점을 공유한 뒤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최종 연구결과는 이달 중순 쯤 공개될 것”이라며 “최종 결과가 공개되면 결과 도출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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