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길]아이들에게 감성교육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응길]아이들에게 감성교육을

[교육단상]김응길 부여 홍산초 교사

  • 승인 2012-02-07 14:17
  • 신문게재 2012-02-08 20면
  • 김응길 부여 홍산초 교사김응길 부여 홍산초 교사
▲ 김응길 부여 홍산초 교사
▲ 김응길 부여 홍산초 교사
지금 우리 학생들은 '왕의 아이'로 훈육되고 있다. 그 옛날 신권에 버금가는 왕의 독점 권력 아래 성장해온 왕자ㆍ공주보다도 더 많은 사랑과 관심 속에서 성장하는 소중한 아이들이 바로 왕의 아이들이다. 그러나 올바른 왕의 아이로 자라기 위해서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하고 나눔과 배려를 우선하는 감성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좋은 직장, 일류 대학이라는 지성중시 풍조에 밀려 똑똑하고 공부 잘하면 최고라는 생각에 감성의 중요성을 간과해 왔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감동시키고 우리의 뇌리에서 오래 기억되는 사람은 테레사 수녀나 슈바이처 같은 지성을 넘어 감성의 삶을 산 사람들이다.

다이엘 핑크는 자신의 저서 새로운 시대가 온다에서 앞으로 다가올 세상은 정보화 시대를 지나 지성과 감성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좌뇌형 인간에서 좌우뇌 균형 있는 인간으로 창의성과 감성, 거시적 안목을 갖는 인재가 각광을 받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빌 게이츠를 능가할 정도의 뉴스메이커가 된 워런 버핏을 기억한다. 그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많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도 했지만, 뉴스메이커가 된 데는 자신의 후계자를 찾는 데 안정된 감성을 최고의 가치 기준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최근 증가하는 청소년의 학교폭력, 성문제, 가출, 유명 연예인을 모방한 자살 등 자기 파괴적 행동은 청소년의 감성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자기조절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 아닐까.

기초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을 보면서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이 학생의 건전한 성장을 도모하는 감성교육에 소홀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자책감을 느낀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서적, 사회적 결함을 극복하고 자신의 의지와 능력을 자유롭게 펼치는 감성교육이야말로 최선의 대안이다. 감성교육은 청소년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에서 자연스레 출발해야 한다.

청소년 감성교육을 위해 몇 가지 제안한다. 먼저 청소년 감성교육의 장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늘 접하는 산, 강, 나무 등 아름다운 자연은 감성의 터전이며 새소리, 바람소리, 웃음소리 등 아름다운 소리는 감성계발의 훌륭한 자원이다.

둘째, 감성교육의 결정적 시기에 적절한 감성을 체험시켜야 한다. 감성교육의 결정적 시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초등학교 시기다. 이 시기에 어떤 감성에 접근시킬 것인가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책 읽기를 권하고 싶다. 철저하게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편이 되어보고,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게 하는 것이다.

셋째, 청소년기에는 비록 자신의 목표추구에 실패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격려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긍정적인 태도와 함께하는 도덕적 가치관,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인내ㆍ겸손 등으로 삶을 가치있게 살 것인가를 느껴야 한다.

넷째, 효율적인 감성교육은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의 협력 체제를 형성하고, 개방적이고 융통성 있는 교육과정의 운영을 통해 극대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와 교사가 먼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건강한 심성의 소유자가 돼야 한다. 무엇보다 공부는 지식교육만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교육관에서 탈피해 공부는 감성교육을 통해 확산적 사고로 연결된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흑룡의 새해 벽두부터 청소년에 대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어느 한 쪽의 관심과 책임보다는 학교, 가정, 지역사회 등 사회의 모든 공동체들이 한목소리로 힘을 모아 청소년을 지성과 함께 감성이 피어나는 꿈나무로 자라나도록 관심과 사랑을 듬뿍 나눠주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도심에 멧돼지 무리 출현...4마리 중 2마리 사살
  2. '서울~세종 고속도로' 완공 지연...기대와 우려는
  3. [성매매는 폭력, 대전 현주소는] '아가씨 포함?' 낯붉히는 유흥가, 낮에는 학생 통학로
  4. 교육공무직 임금인상 '안갯속' 연내 타결 불발 땐 2차 총파업 시사
  5. 윤석열 대통령 파면까지 대전서 매주 주말 집회 열린다
  1. 尹 탄핵 가결, 논란 많은 AI디지털교과서·유보통합 등 교육정책 변화 예상
  2. [사설] AI 교과서 지위 변경보다 중요한 것
  3. 대전시가족센터,가츄 가족봉사단 쪽방촌 어르신들에게 연탄 400장 전달
  4. 대전대 일반대학원 융합컨설팅학과 동문회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5.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들 ‘기획 판화전’

헤드라인 뉴스


[기획] 통학로가 유흥가 변질… 대낮 ‘아가씨 포함’ 광고 버젓이

[기획] 통학로가 유흥가 변질… 대낮 ‘아가씨 포함’ 광고 버젓이

[성매매는 폭력, 대전 현주소는] (상) 新집결지, 성 상품화 버젓이 (중) 디지털 성착취 표적은 청소년 (하) 성매매방지법 20년 오늘과내일 '문제는 그 세계가 존재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우리가 보느냐 안 보느냐이다' 2004년 3월 성매매 방지법 시행을 계기로 집결지 해체에 쉼 없이 달려온 대전은 2024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새로운 집결지에는 행정력이 닿지 않고, 온라인으로 옮겨간 성매매에 대응할 의지가 있느냐 질문이 나오고 있다. 3회에 걸쳐 여전히 성을 상품화하는 현장을 고발하고 여성청소년 보호방안을 모색..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재발 차단’… 허술한 계엄법 개정 발의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재발 차단’… 허술한 계엄법 개정 발의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선포 요건을 명확히 하고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계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17일 대표 발의한 것으로, 더불어민주당 복기왕(충남 아산갑) 의원을 비롯해 9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비상계엄의 선포요건을 전시·사변, 무장충돌 또는 반란에 국한하고, 계엄 전반에 걸쳐 국회와 국무회의의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우선 비상계엄 선포요건을 명확히 했다. 현행 계엄법은 비상계엄의 선포요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

세종시 `운전면허시험장` 최적지 난항… 2028년 문 열까
세종시 '운전면허시험장' 최적지 난항… 2028년 문 열까

세종시 운전면허시험장 조성이 마땅한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해당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예비 운전자들의 불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4년 경찰청 소관 예산(설계비) 1억 원 반영에 이어 지난 4월 시와 도로교통공단, 도시교통공사 간 면허시험장 건립 사업 추진 협약식을 맺었으나 후속 조치가 지연되면서다. 기본계획 수립 및 최적 부지 선정, 시설물 규모, 총사업비 등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부지 선정 자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2007년 행복도시 개발계획에 반영한 소담동 원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저금한 돈으로 어려운 이웃 도와요’ ‘저금한 돈으로 어려운 이웃 도와요’

  • 크리스마스 느낌 물씬 나는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느낌 물씬 나는 트리 앞에서 ‘찰칵’

  • 윤 대통령 파면 될 때까지 ‘대전 주말집회는 계속된다’ 윤 대통령 파면 될 때까지 ‘대전 주말집회는 계속된다’

  • 전국 1호 산학연혁신허브…한남대 캠퍼스 혁신파크 준공 전국 1호 산학연혁신허브…한남대 캠퍼스 혁신파크 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