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처벌·피해자 보호 '강화'

학교장 즉시 출석정지 조치 보복폭행 등 2차피해 막아 생활기록부 기재 지도 활용… 피해학생 경찰 동행보호도

●정부 학교폭력 대책 핵심은…

학교폭력 대책의 핵심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라 할 수 있다.

전교조와 교총 등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는 인성교육이 간과됐고, 일부 대책은 비현실적이며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가해학생에 대해 학교장은 즉시 출석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학교폭력이 발생해도 학교폭력대책자문위원회 논의 중에는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어 피해자가 고통을 견디다 못해 전학하거나 보복폭행을 당하는 2차 피해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해학생에 대해 전학조치를 내리면, 학군 또는 행정구역과 관계없이 강제로 전학을 보낼 수도 있다.

또 3월부터는 학폭위의 조치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그 내용은 학생 지도에 활용하며 상급학교 진학 시 자료로 제공한다.

보존 기간은 초·중학교는 졸업 후 5년, 고교는 10년으로, 입학사정관전형, 자기주도학습전형 등 입시에 반영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형사처벌 연령 하향'(만14→만12세)은 빠졌다.

피해자 보호도 강화한다.

사안이 중대하면, 피해학생은 경찰 동행보호를 받을 수 있고, 가해학생은 경찰의 감시를 받는다.

또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 조치 중 전학 권고를 삭제해 가해학생은 학교에 남고 피해학생이 전학 가는 일이 없도록 했다. 피해학생 또는 피해학생 보호자가 요청하면 상급학교 진학 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같은 학교로 배정되지 않도록 조치한다.

이번 대책과 관련, 전교조 대전지부는 성명을 내고, “말로만 인성교육 강화를 부르짖고 있을 뿐”이라며 “학력신장 이데올로기를 혁파하지 않고 인성교육을 말하는 것은 선언적 구호”라고 혹평했다.

또 “복수담임제는 이미 10여년 전에 폐기 처분된 정책으로, 시행 1년 만에 거센 반발에 부딪혀 좌초한 바 있다”며 “학급당 학생 수가 많다 보니 고안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총은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 현장성과 지속성, 실천이 중요하다. 선생님에게 힘이 실려야 한다”며 “많은 담론이 쏟아져나온 것을 종합해서 내놓은 대책으로 실천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지금은 과밀학급에다 업무도 과중하니 '희생정신을 발휘해야 상담을 할 수 있는데, 학급당 학생 수부터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건 긍정적”이라며 “다만, 학교생활기록부가 낙인찍는 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