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운영하던 역을 직영으로 바꾸면서 위탁역 비정규직들의 실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전시와 감사원은 공기업 조직진단을 통해 대전도시철도 공사의 인력이 적정 인원보다 30명이 많다며 이에 대한 효율화를 지시했다. 인력 감축과 함께 시는 '광주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위탁역을 2~3곳 직영역으로 전환했다'며 본보기를 제시했다.
이에 도시철도공사가 선택한 방법은 시가 제시한 본보기와 같은 직영역 전환. 기존의 도시철도 1호선은 22개역사 모두 위탁운영중이지만 이 가운데 지족역과 정부청사역 2곳을 직영역으로 전환키로 했다.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구조조정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4월 지족역을 우선 직영역으로 전환하고 도시철도 공사 직원 10명을 승무원 등으로 파견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비정규직들은 타 역의 비정규직 결원이 생기는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에는 정부청사역을 직영역으로 전환했다. 이곳에도 10명의 공사 직원들이 배치됐으며, 기존의 위탁 근무 비정규직 직원들은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비정규직 가운데 일부는 타 역으로 이동했지만 3~4명은 다른 일을 찾아야 할 형편이다. 결과적으로는 비정규직 20명이 길거리로 내몰린 꼴이다.
도시철도는 20명의 운영효율화는 마무리했으나 나머지 10명에 대해서는 자연감소에 따른 인력을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대전도시철도 관계자는 “지난해 지족역 직영 전환에서는 3개월 가량 소요돼 다른역으로 일자리를 찾아줬으나, 이번 정부청사역 직영전환에 따른 인력 3명은 다른일을 찾아야 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조차원에서도 갑작스런 보직변경 등의 이유로 반대를 하며 경영진과의 마찰이 있었지만, 조직진단에 따른 결과인만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직영역 전환은 시범적으로 실시한 것이며 잘된다면 직영역 전환을 확대하겠지만, 아직까지 확대할 계획은 없다”며 “정부에서 조직효율화 차원의 공기업 슬림화를 하고 있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에는 정면 반대되는 정책이어서 양면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