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물가가 심상찮은데다 상반기 경제 여건의 변동성이 점쳐지고 있다. 선거의 해인 올해는 물가 불안 요인이 어느 때보다 많다. 게다가 식품값, 전셋값 등 전방위 물가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공공 부문이 버스, 도시철도, 상하수도 등 물가 인상을 선도하면 전반적인 물가 잡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개인서비스 요금을 비롯해 소비자 물가 전반에 대한 가격 인상 억제 명분 역시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방과 서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책의 기본은 물가관리다. 정부 독려 없이도 상시적인 물가관리는 지자체의 기본 책무이기도 하다. 평소에도 인상 압박이 크더라도 인상 폭은 전년도의 소비자 물가 상승분 또는 그 이하로 그쳐야 한다. 공공요금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 정도지만 실제로는 물가 전 영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방은 공공요금 인상 요인을 경영 효율화로 흡수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할 것이다. 치솟는 물가 고삐를 잡자면 공공 부문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안 된다. 주요 품목 물가를 16개 광역시도별로 매달 비교 공개한다고 한다. 비교 분석을 의식해서라도 물가 잡기의 가시적인 효과가 한동안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까지 동결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상반기에만 강조하면 하반기에 다시 억제 폭까지 포함해 인상될 소지가 있다. 한꺼번에 올리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국제유가 상승 여부도 최대 변수다. 물가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총선 과정의 즉흥적인 공약 경쟁은 이런 차원에서도 걸러져야 한다.
다만 지방재정 사정은 자기책임 원칙만 강조하고 있기엔 열악하다. 지자체의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 확대도 큰 부담이다. 또한 물가 억제와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는 상충될 수 있다. 공공요금 억제가 지방재정에 타격을 가져오면 다시 지역주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 정부의 세제 및 예산 지원 등 한정된 당근책 제공이 유일한 해답은 아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