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계하는 어른을 폭행한 것도 모자라 절도행각까지 벌이는가 하면, 운송 중인 차량을 훔치고, 뺑소니 사고까지 내는 등 일탈을 넘어 심각한 범죄까지 저지르는 겁없는 10대들의 위험한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홍성경찰서는 2일 담배를 피운다고 훈계하는 행인을 폭행, 현금을 빼앗고, 인근 상가를 돌며 금품을 훔친 혐의(강도 상해 등)로 김모(16)군 등 10대 8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김군 등은 지난해 5월22일 오후 10시께 홍성군 광천읍 인근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다 이를 본 박모(35)씨가 훈계하자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집단 폭행하고, 현금 8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다.
경찰은 “김군 등은 '(박씨가) 우리 자존심을 건드리면서 계속 훈계를 해 화가 나서 때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난달 7일 오전 1시께 홍성군 광천읍 인근 C(52·여)씨가 운영하는 상가에 잠기지 않은 창문을 열고 침입, 12만원의 금품을 훔치는 등 지난달 7일부터 16일까지 인근상가를 돌며 같은 방법으로 9회에 걸쳐 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산경찰서는 이날 운송차에 실려있던 승용차를 훔친 뒤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내고 도망간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벌 위반)로 이모(19)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지난달 21일 오전 1시10분께 서산시 음암면 모 주유소 공터에 주차된 차량운송 화물차량에 실려있던 1400만원 상당의 승용차 1대를 절취한 뒤 이날 오후 10시20분께 경부고속도로에서 훔친 차량을 운전하다 앞서가던 차량을 추돌한 뒤 도망간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이군은 지난해에도 같은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가 집행유예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훔친 차량으로 원정까지 가 차량을 훔친 10대들도 있었다. 보령경찰서는 지난달 31일 훔친 차량을 이용해 또다른 차량을 훔친 혐의(특가법)로 7명을 검거해 장모(16)군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10대들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군 등명은 지난달 26일 보령시 신흑동 노상의 강모(35)씨의 카니발차량을 훔치는 등 총 7차례에 걸쳐 차량, 골프채 등 23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다.
이들은 차량을 훔칠 것을 공모한 후 대전에서 훔친 2대의 차량에 분승해 대천해수욕장으로 와 이같은 범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10대들의 범죄가 순간적이고 단순한 일탈의 수준을 넘어 심각한 수위로 치닫고 있다”며 “막상 사건을 해결하고 나서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최두선·홍성=유환동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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