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부의 선수 수급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일부 인기종목에는 선수가 넘치는 반면, 비인기종목은 선수 확보조차 쉽지 않아 지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 체육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축구나 야구 등 프로가 활성화 돼 있고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인기종목에는 많은 선수가 몰리고 있다.
인기종목의 스타 선수들은 재력과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면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운동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향후 프로 진출이나 직업 보장 등 비전을 기대하고 감내하고 있다.
자녀가 축구선수인 학부모 김모(43)씨는 “당장은 힘들고 어렵지만 나중에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하면 모든 것을 보상받을 수 있지 않느냐”며 “비인기종목은 이같은 기대감조차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생업조차 포기한 채 자녀의 뒷바라지에 집중하면서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의 과열이 운동부 운영에 큰 입김으로 작용, 팀이 해체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 육상이나 수영, 체조 등 비인기종목의 경우에는 선수 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동을 하려는 선수들이 없다 보니 팀 운영은 고사하고 유지조차 쉽지 않은 것이다.
육상은 모든 종목의 기본이지만 운동 환경이나 향후 진로가 불투명해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조차 꺼리는 상황이다.
수영의 경우 초등학교 때까지는 선수로 활동하다가도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탈퇴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또 비인기종목은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이 지도교사의 권유로 운동부에 참여하면서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형편이다.
지도자 A씨는 “가정형편이 넉넉한 학생들은 운동에 소질이 있더라도 비인기종목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며 “학생이 의지가 있더라도 학부모가 반대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비인기종목은 선수 수급 자체가 학생이나 학부모의 의지보다 지도교사의 권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중도하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대학입시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과 더불어 선진국처럼 스스로 참여해 즐기는 스포츠를 통한 선수 수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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