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에 눈이 그대로 얼어붙은 2일 대전의 한 자치구에 인도제설용 장비가 방치돼 있다. |
자치구마다 인도용 제설장비를 갖추고 있으나 사용할 곳을 찾지 못해 창고에 보관하거나 구청 주차장에 쌓인 눈을 치우는 정도가 고작이다.
이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설장비를 구입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덕구를 제외한 대전 4개 자치구는 2010년 12월 시비를 지원받아 인도용 제설장비 1대씩 장만했다.
인도용 제설장비는 바퀴가 4개 달린 산악용 오토바이 앞머리에 불도저 형태의 삽날을 장착하고 꼬리에는 염화칼슘을 뿌릴 수 있는 살포기를 설치했다.
사륜 오토바이 앞머리의 삽날로 인도에 쌓인 눈을 밀어내고 뒤에서 염화칼슘을 뿌려 인도나 좁은 이면도로의 눈을 치우겠다는 목적이었으나 현실은 달랐다.
인도의 보도블록은 울퉁불퉁해 사륜 오토바이의 삽날을 사용하면 보도블록이 망가지고, 넓은 인도에는 차량진입을 예방하는 볼라드가 박혀 있어 제설장비가 들어갈 수 없다. 또 사륜 오토바이 꼬리의 제설함에는 모래 50㎏ 정도만 실을 수 있어 살포 20분 만에 바닥나 추가 지원장비가 따라붙어야 한다.
인도에서 행인과 부딪히는 사고를 우려해서라도 각종 쇠붙이가 돌출된 폭 1m 사륜오토바이를 인도에서 쉽사리 운전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장비를 구입한 동·중·서·유성구 모두 청사 내 주차장의 눈을 치우거나 청사 주변 일부 골목에 모래를 뿌리는 정도로 활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구 건설과 관계자는 “큰 장비가 인도에서 달린다는 게 현실에 맞지 않았다”며 “공동주택 내 인도 전용도로 등의 사용처를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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