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훈 전 CBS상무·중문노인복지센터장 |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이제 1년 남았다. 올해 12월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으니까 임기 말이라 할 수 있다. 취임 초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며 대불공단의 전봇대 두개를 뽑았을 때, 못할 것이 없는 권력으로 생각하며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한나라당 안에서 탈당해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심지어 현직 경찰간부가 최고 지휘권자인 대통령이 보낸 격려 문자 메시지에 “(대통령을) 심판하겠다”라고 답신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을 보며 달력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달력의 위력은 검찰을 보면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살아있는 권력에는 기꺼이 시녀가 되지만, 꺼져가는 권력에는 가차 없이 칼을 들이대는 속성을 잘 알기에, 최근 비리와 연관된 측근과 친인척들을 겨눈 검찰의 칼끝을 보면 권력의 힘을 가늠할 수가 있다.
또 '방통대군'이라 불리며 종합편성 채널을 4개씩이나 허가해주어 언론을 '강자들의 정글'로 만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현 정권 창출의 핵심 주역들이 줄줄이 퇴진하는 것을 보며 넘겨지는 달력과 함께 정권의 레임덕도 가속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달력의 위력은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총선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당선된 뒤 의원들 얼굴 보기가 힘들더니 선거철이 다가오니 의정보고서라는 것도 정성스럽게 만들어 보내주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인사하는데 허리를 굽히는 각도가 예전과 다르게 훨씬 겸손해져 있다.
달력의 위력은 정치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더없이 소중한 것이기에 삶속에서 달력의 위력을 느끼고 시간을 아끼며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을 마칠 때 '베풀고 살 걸', '용서하며 살 걸', '더 재미있게 살걸' 이 세 가지를 크게 후회한다고 한다. 시간이라는 거울 앞에 자신을 냉정하게 비춰보고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며 살아갈 때 후회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95세 노인의 후회'란 글을 보았다. 65세에 자랑스럽고 떳떳하게 은퇴한 이후 30년이 지난 95세에, 그의 지난 30년의 삶은 인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긴 시간이었는데 부끄럽고 비통한 삶이었다고 후회하면서, 95세인 지금 또 다른 후회를 만들지 않기 위해 하고 싶었던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인생이 끝날 때 우리는 자신을 향해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냐고 묻게 될 것이다. 그 때 자신 있고 기쁘게 대답할 수 있기 위해, 지금 내 삶의 하루하루를 기쁨과 보람으로 엮어가야 하며,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리고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할 것이다. 변화는 바란다고 해서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분명히 하고 각고의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빠른 것이다. 지금 바로 내 삶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키우자. 항상 자신을 되돌아보며 아름답고 성실한 삶을 살아가자. 할 수 있는 대로 남에게 베풀고, 용서하며, 재미있게 살자.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갈 때 우리 사회는 기쁨과 행복이 있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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