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넘게 쉰 목소리 나도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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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넘게 쉰 목소리 나도 혹시?

식도 괄약근 느슨해져 위산역류... 코골이·천식·성대결절 등 유발

  • 승인 2012-02-01 13:15
  • 신문게재 2012-02-02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역류성 인후두염

▲ 박병건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박병건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직장인 윤모씨는 요즘 고민이 생겼다. 언제부터인지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 때문에 매우 답답하고 헛기침을 자주하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이다. 침을 삼키거나 물을 마셔도 사라지지 않는 이물감 때문에 혹시 후두암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바쁜 업무탓에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목에 이물감을 일으키는 원인 중 가장 많은 경우는 역류성 인후두염이다. 역류성 인후두염에 대해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박병건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역류성 인후두염이란?=역류란 말은 영어에서는 리플럭스(reflux)라하고 이 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위장 안에 있는 내용물이 거꾸로 식도나 입으로 올라오는 것을 뜻하며, 우리말로는 신트림이나 구역질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는 한번 삼킨 음식물은 위에 내려가서 다시 올라오지 않고 위에서 소화된다.

역류성 인후두염이란 식도 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위에 있는 내용물 즉 위산이나 음식물들이 거꾸로 다시 올라와 후두나 인두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인후두 역류는 낮이나 밤에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심지어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도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역류가 있는 모든 사람에서 인후두 역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에서는 역류가 단지 식도까지만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위식도 역류라 하며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위식도 역류가 있을 경우는 가슴이 쓰리거나 아플 수 있다.

▲인후두 역류가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만성적으로 목이 쉽게 쉬거나, 기침을 많이 하게 되거나 헛기침을 하고, 또한 목안에 무엇인가 들어 있는 느낌 또는 가래가 낀 느낌이 든다. 또 음식물을 삼킬 때 힘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후두암에서도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만일 위 증상이 있고 특히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전문의들은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도록 권고한다.

▲인후두 역류로 인한 역류성 인후두염은 어떻게 치료하나?=역류성 인후두염의 치료는 세 가지 요소가 잘 조화를 이뤄야 한다.

첫째,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 너무 무거운 것을 들거나 꽉 끼는 옷, 특히 허리를 졸라매는 옷을 입지 않고, 너무 오랫동안 구부린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술, 담배는 절대적으로 해롭다.

둘째는 식사 습관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과식을 피하고 고기나 버터, 튀긴 음식 등 지방질이 많은 음식이나 커피, 콜라, 사이다, 홍차 같은 음식은 위와 식도사이의 괄약근을 열어주는 작용을 해 위산의 역류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은 이 괄약근을 좁혀주는 역할을 하므로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잠자기 3시간 전부터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지 않다. 음식을 먹고 바로 누워 자면 음식물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셋째는 약물치료다. 위산을 줄여 주는 약제가 중요하며, 장운동 촉진제, 제산제 및 위를 보호할 수 있는 약들이 있는데 이는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인후두 역류가 어떤 종류의 심각한 문제를 만드나?=코골이나 쉽게 사래가 들거나 천식이나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과 관련된 문제를 만들 수 있다. 또 목소리를 변하게 하거나 성대결절, 성대폴립, 육아종성 성대질환 등을 유발하고 아주 드물게 식도암이나 폐암, 인두암, 혹은 후두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물감은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원인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 오랜 세월 식도와 인두가 산에 노출되면 점막이 변성돼 근본 치료가 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후두암이 걱정된다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후두내시경 진단을 받도록 하자. 간단한 내시경진찰로 지나친 걱정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건양대병원 박병건 교수는 “40대 이상 흡연자가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계속되면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며 “후두암은 남성이 여성보다 10배 정도,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20배 정도 많다. 초기에 발견하면 레이저 치료 등으로 80~90% 정도 완치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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