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에 합격하고도 발령이 나지 않아 대기 중인 전문상담 교사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에서, 임시방편으로 비전문가를 배치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일선 교육현장에 전문상담 교사들이 부족해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비전문가 배치는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국회 압박에 나서고 있다.
31일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와 대전지역 전문상담 교사 등에 따르면, 대전에는 모두 26명의 전문상담 교사가 있다 26명이 초등 141곳(10만4080명)과 중학교 87곳(6만3775명), 고교 61곳(6만3397명)을 모두 담당한다.
대전 26명을 포함해 전국의 초·중·고교에 배치된 전문상담 교사는 모두 880여명에 불과하다. 대전지역만 따지면, 전문상담 교사 1명이 9000명에 가까운 학생을 전담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동부교육청 서지원 전문상담 교사는 “최근 3년째 일반 교사 등에 밀려 전문상담 교사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대기자가 많지만, 무작정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연내에 전문상담사 1800명을 배치할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상담 교사 자격증은 대학 심리학과 출신 중 교직이수를 한 상위 10%와 심리학과 졸업생 중 교육대학원 상담심리를 전공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 당연히 일손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현장의 전문상담 교사들과 임용고시에 합격한 후 발령을 기다리는 예비 전문상담 교사까지 한껏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교과부가 '교과 교사 중 전문상담 교사로의 전환 희망자 조사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이 터졌다.
일반 교사가 방학 중 연수를 받거나, 교직경력 3년 이상인 교사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를 전공하면 전문상담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전국적으로 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을 가진 일선 교사는 대전 814명을 비롯해 모두 1만여명이다. 이 중 10%가 넘는 교사가 전문상담 교사로의 전환을 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년간 기다려온 전문상담 교사를 채용하는 게 아니라, 비전문성인 일반 교사를 상담 교사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면서 반발하는 것이다.
전문상담교육자협회 관계자는 “전문가가 아닌 과목 교사를 배치하는 건 학교폭력을 악화시킬 수 있는 돌려막기에 불과하다”며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요청하는 등 처음부터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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