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저고리는 그 만큼 귀한 옷이었다. 색동저고리를 만들려면 오색천이 있어야 했다. 오색은 바로 백색, 청색, 황색, 홍색, 흑색이었다. 오색천은 염색을 해야 얻을 수 있는데, 염색기술이나 염료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오색천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어머니나 할머니들은 오색천을 매우 아꼈으며 쓰다가 남은 헝겊이라도 오색천 헝겊은 모아두었다가 색동저고리를 만든다든지 수를 놓는 바탕이나 조각보나 골무, 복주머니 등을 만들고 요리조리 장식하는데 쓰곤 하였다. 이렇게 귀한 오색천을 이어 붙여서 만든 오색저고리는 바늘 한땀한땀에 스며있는 어머니와 할머니의 정성뿐만 아니라 온 누리와 우주를 상징하고 있었다.
오색은 바로 동·서·남·북 중앙이라는 범위를 상징하는 색이었을 뿐만 아니라 맑은 하늘에 펼쳐지는 무지개를 상징했을지도 모른다. 무지개가 일곱가지 색깔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관념속에는 아마도 신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온다고 인식하여 무지개를 오룡거, 즉 다섯 마리 용이 끄는 수레를 인식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늘에 펼쳐지는 오묘한 현상은 경외감과 함께 어떤 신의 계시로 여기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이러한 오묘한 현상과 아름다운 색을 옷에 투영시키고자 했을 것이다. 어떤 색동저고리는 일곱가지 색으로 만들기도 했다. 특히 미래의 꿈을 가득 안고 있는 어린아이의 옷을 장식하여 온누리와 우주를 품으며 자라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을 것이다. 어린이날을 처음 제창한 소파 방정환선생의 색동회도 이러한 뜻을 담으려 했을 것이다. 우리의 꿈과 희망인 어린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색동저고리를 입혀보자.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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