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밭복싱체육관 해법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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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밭복싱체육관 해법 보이나

  • 승인 2012-01-30 19:17
  • 신문게재 2012-01-31 21면
폐관 위기에 놓인 한밭복싱체육관 해법에 한 가닥 실마리가 보인다. 결과를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충남대와 대전시 등 유관기관이 존속을 전제로 머리를 맞댔다는 데서 일단 희망적이다. 한밭체육관은 체육계 공헌이나 지역사회 기여도 면에서 존속 가치가 크다. 역사성을 따져서도 판잣집 체육관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간적 의미가 담긴 장소를 무단점유니 불법건축물이니 해서 한순간에 사라지게 한다면 너무 안타깝다. 이곳은 대전문화연대의 골목길 투어에서 필수 방문코스가 되기도 했다. 대전이라는 도시를 재조명하는 원도심의 문화 콘텐츠로서 가능성도 충분하다. 대학 측의 정당한 소유권을 존중하면서도 대체 부지 제공을 포함한 타협안을 찾길 기대하는 이유다.

지난 50년 가까운 세월, 복싱의 산실인 이곳은 전국적으로 가장 오래된 권투도장으로도 명성이 높다. 말끔한 현대식 건물보다 현 위치에 그대로 빌딩숲의 판잣집 체육관으로 존속시키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바로 이 자리에서 지난날 세계챔피언을 조련했듯이 이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길 바라는 것이다.

이 체육관에서 오랫동안 선수와 동호인을 양성해온 이수남 관장은 체육관을 운영하지 못하면 복싱박물관으로 만들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한다. 비단 이것은 영광을 뒤로 하고 싶지 않은 개인의 염원만이 아니다. 건축물 철거나 원상복구와 같은 법적인 조치는 피했으면 하는 것이 지역 체육계는 물론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이곳을 등록문화재 추진 등 원도심 문화유산으로 만드는 것도 이 기회에 추진해볼 만하다 하겠다. 지역뿐 아니라 국내 체육 발전 등 공헌을 감안하면 정부 차원에서도 나서줘야 한다. 한밭복싱체육관이 대전시의 ‘브랜드 스페이스’, 도심의 문화공간으로도 살아남게 되길 바란다.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지금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체육관 측에서 자구책으로 사용할 카드는 거의 없다. 그러나 국유재산법 등 ‘법에 저촉되지 않은 해결책’ 마련의 여지는 있다는 판단이다. 또 기여도나 상징성으로 볼 때 지역사회에서도 그만한 노력은 기울이는 게 합당한 도리다. 체육관을 살리려면 충남대와 대전시 등 유관기관의 역할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교육과학부 등 정부 차원의 조력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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