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등록금 인하 압박 정책에 따라 대학마다 등록금 인하와 더불어 장학금 증액에 나서고 있지만 체육 특기생들이 상대적 소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대학마다 등록금 인하율을 앞다퉈 발표하면서 장학금 증액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는 등록금 인하율이 대학마다 엇비슷하기 때문에 장학금 확대라는 명목으로 돋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체육 특기생들의 경제적 부담은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대부분 대학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등록금 감면 또는 장학금 지급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확대했더라도 이 규정을 지키려다보니 다른 장학금에서 돌려막기가 불가피한 것이다.
규정에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비 지원을 위해 등록금 총액의 10% 이상 면제해야 하고, 장학금 총액의 30% 이상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대학들은 이 규정을 외면했다가 부랴부랴 규정에 끼워 맞추려다보니 체육 특기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상황인 것이다.
체육 특기생들의 경우 대부분 스카우트 명목으로 학비 감면 혜택을 받는다.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면 학교 이미지 개선은 물론 상당한 홍보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학금은 한정된데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 비율 규정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 소외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A대학은 체육부 학생들에게 지급되던 장학금이 축소돼 특기생들의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체육 특기생들로서는 그동안 받아오던 장학금을 뺏겼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또 대회 성적에 대한 더 큰 압박과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A대학 측도 항변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체육 특기생들에게 선심성 장학금이 지급됐던 만큼 이를 규정에 따라 지급하면서 발생한 부득이한 결과이고, 이는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것이다.
A대학 관계자는 “체육부 장학금 예산이 타 학과와 비교해 다소 많이 배정돼 있었던 것을 기준과 규정에 따라 바로 잡은 것”이라며 “이는 우리 대학 뿐 아니라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학비 감면 또는 장학금 지급 규정을 지키다보니 체육부 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 역시 다소 장학금 혜택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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