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숨진 일가족 5명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에서, 김모(76)씨 부부와 며느리, 손자 등 4명의 기도와 폐에서 연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기도 등에 연기 흔적이 없다는 것은 이들이 불이 나기 전 이미 숨졌거나, 숨지기 직전의 상태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하려는 과정에서 호흡을 하면서 폐에 연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부검에서 숨진 일가족의 장기 등에서 흉기로 보이는 물체에 찔린 흔적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찰의 현장 확인 결과 김씨 부부와 며느리, 손자 등 4명이 가지런히 누워 있었던 점도 타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화재가 나 연기를 들이마시고, 뜨거운 불길에 노출되면 고통 등으로 몸을 웅크리게 된다는 점에서 가지런히 누워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결국 누군가가 이들을 살해한 뒤 집에 불을 내 살인 행각을 은폐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다만, 화재 현장에서 함께 발견된 김씨의 아들은 연기를 들이 마신 흔적이 미약하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1차 부검만으로는 정확한 사인 등을 규명하기 힘들다”며 “조직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 등을 밝히는 한편, 현장에서 흉기로 의심되는 물건 등을 분석 의뢰하는 등 김씨 가족이 누군가에게 살해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지난주 목요일 사건이 벌어지고, 금요일 계좌 및 채권 채무관계 조사 등을 위한 영장을 신청했지만, 주말이 끼어 이를 바로 실시하지 못했다”며 “이번 주 중으로 정확한 부검결과가 나오고, 여러 수사들을 병행하면 어느 정도 사건의 방향이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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